전성우 한남대학교 홍보팀장
전 한국일보 기자

가을은 자전거 타기에 좋은 계절이다. 요즘 대전시 공영자전거인 ‘타슈’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 타슈는 ‘타세요’라는 뜻의 충청도 사투리로 친근감을 더해준다. (서울시는 ‘따릉이’이다) 타슈는 대전의 자랑거리이며, 혁신 사례라고 부를 만하다. 대전시는 2008년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최초로 공영자전거를 도입했고, 그동안 과학도시답게 첨단기술을 접목시키며 혁신 노력을 거듭했다. 처음엔 주민센터 등에 신분증을 맡기고 하루 빌려 타야 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대여 및 반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용요금도 저렴하다. 1일 대여료 500원이면 하루 종일 몇 번이고 빌려서 탈 수 있다. 다른 도시들은 하루 대여료가 1000원인 경우가 많은데 대전은 그 절반이다. 1시간 간격으로 반납과 재대여 절차가 필요하지만, 이는 공영자전거의 독점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대전시는 또한 시민 자전거 보험을 도입, 사고 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용자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가장 큰 것은 타슈가 시내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의 환승 혜택이 없다는 점이다. 자전거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지켜주고, 교통 개선에 따른 경제효과가 크다. 현재 2% 수준인 우리나라 자전거 교통분담률이 10%가 되면 약 20조 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전시의 자전거 교통분담률은 2007년 2.57%에서 2016년 2.39%로 오히려 감소했다. 대중교통 분담률도 같은 기간 24.29%에서 21.44%로 하락했다.

이런 시점에서 타슈와 시내버스, 지하철과의 환승체계를 구축하면 또 한번의 혁신이 될 것이다. 대중교통 전반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시민들은 타슈를 명실상부한 교통수단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며, 출퇴근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전국 자치단체들이 공공자전거를 운영하지만 대중교통과의 환승체계는 아직 없다. 대전시가 최초로 시도하면 좋겠다. 대전시와 여러 곳이 연계마일리지제를 시행하지만 환승과는 질적으로 비교가 안 된다. 다행히 허태정 대전시장의 선거공약에 ‘대중교통 환승 4회 확대 및 타슈 환승 연계’가 있었다. 적극 추진되길 기대한다.

타슈의 또 다른 혁신으로 인근 세종시와의 연계를 검토해보면 어떨까. 대전과 세종은 왕래하는 자전거 이용자들이 많지만 공영자전거 체계가 서로 달라서 호환되지 않는다. 광역교통이라는 개념에서 연계 방안이 적극 모색되면 좋겠다.

올해 들어 타슈 3세대가 도입되면서 자전거가 조금 가벼워지고, 기어도 3단에서 7단으로 바뀌어 주행성능이 좋아졌다. 하지만 거치대에 반납할 때 자전거를 손으로 들어서 연결 홈에 맞춰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서울시처럼 자전거를 들지 않아도 되도록 거치대를 개선하면 여성이나 노약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정부의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 조치에 반대 여론이 높은데, 필자도 반대 입장이다. 특히, 타슈와 같은 공공자전거의 경우 헬멧을 비치해도 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남이 써서 땀에 절은 헬멧을 쓰기도 찜찜하다. 공공자전거의 이용 활성화를 제한하는 헬멧 의무화는 재검토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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