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한화이글스 한용덕 감독과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 사진 = 연합뉴스

'우승 DNA' 한용덕 매직, 어디까지 이어질까 송광민도 합류 ...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한화 VS 넥센 19일 대전서 격돌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 넥센히어로즈가 5위 기아 타이거즈를 꺾고 대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제 넥센은 정규리그 3위 한화이글스를 만나러 대전으로 간다. 두산의 '우승 DNA'를 한화에 이식한 한용덕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상대 넥센을 경계하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 한화이글스 만나는 넥센, 타선 집중력 적시타 폭발, 준플레이오프 티켓 확보

넥센 히어로즈는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5로 맞선 7회말 장타 4방으로 4점을 뽑아 '디펜딩 챔피언' 기아 타이거즈를 10-6으로 물리쳤다.

정규리그 4위 넥센 히어로즈는 와일드카드 2차전을 치를 필요 없이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진출권을 획득했다. 정규리그 3위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19일 금요일 오후 6시 30분 한화이글스의 홈인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다.

넥센 히어로즈 '약관의 천재' 이정후. 사진 = 연합뉴스

#. '약관의 천재' 이정후, '아버지의 팀' 기아 앞에서 호수비 

기아 최형우의 타구가 고척돔 외야 좌중간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기아 더그아웃과 원정 응원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라고 판단했고, 큰 함성을 쏟아냈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 좌익수 이정후(20)는 포기하지 않았다. 빠른 발로 낙구 지점 근처까지 달려간 이정후는 몸을 던져 공을 건져냈다. 이미 2루를 돌았던 1루주자 나지완은 자신을 태그하는 넥센 내야진을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결과는 더블 아웃. 기아로 향하던 승리의 여신도 이정후의 호수비에 반해 방향을 바꾼 듯했다. '고졸 2년차' 이정후가 넥센에 준플레이오프(준PO)행 티켓을 선물했다.

지난 2017년 이정후는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넥센에 입단했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호타준족' 이종범처럼 그의 아들도 천재적인 재능을 갖췄다.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언젠가는 내가 '이정후의 아버지'로 불렸으면 한다"고 바랐다. 아버지의 꿈은 이뤄지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해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11득점을 올리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대학교를 졸업해 아들보다 네 살 늦게 프로리그에 뛰어든 아버지 이종범이 품지 못했던 상이다.

이정후는 2년 차 징크스도 겪지 않았다. 올해 정규시즌 그의 성적은 타율 0.355(459타수 163안타), 6홈런, 57타점, 81득점이다. 프로 입문 2년째에 처음 밟은 가을 무대에서도 이정후는 반짝반짝 빛났다. 아버지 이종범의 그늘을 벗어난 지는 꽤 오래됐다.

기아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사진 = 연합뉴스

#. 5위 턱걸이한 디펜딩 챔프 기아, 결국 가을야구 마무리 

반면 필승 계투조의 힘에서 기아 타이거즈는 넥센 히어로즈에 크게 뒤지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기아는 16일 5회부터 불펜을 가동해 총력전으로 맞섰다. 그러나 임창용, 팻딘, 김윤동 트리오가 넥센 타선의 무서운 응집력에 잇달아 점수를 내주고 완전히 무너졌다. 야수진이 실책으로 호투하던 선발투수 양현종을 지키지 못했다면, 구원 삼총사는 힘에서 넥센 타선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은 6-10으로 완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안 좋은 결과는 감독 책임"이라며 "선수를 나무라기보다는 오늘 같은 경기를 잊지 말고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기아는 올해 투타 불균형 속에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시즌 막판 롯데 자이언츠와 접전을 벌인 끝에 5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지만, 한 판 만에 광주로 돌아가게 됐다. 경기 후 상기된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김 감독은 먼저 "오늘 승리한 넥센 선수단에 축하한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한화이글스 한용덕 감독. 사진 = 연합뉴스

#.  '우승 DNA' 한화에 이식한 한용덕 감독의 힘... 준플레이오프 넥센전서도 통할까

11년 만에 가을 야구를 치르는 한화 이글스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상대는 넥센 히어로즈다. 한용덕(53) 한화 감독은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넥센히어로즈는 장타력을 갖춘, 타선의 응집력이 강점하고 또 경험이 많은 팀"이라고 경계했다.

한화이글스 19일 대전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준PO 1차전을 치른다. 대전에서 가을야구가 펼쳐지는 건, 2007년 10월 17일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무려 4020일 만이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한화이글스를 향해 걱정이 쏟아진다.

'큰 경기 경험이 없다'는 말도 자주 들린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걱정할 부분은 많다"고 하면서도 "경험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일단 코치진들은 최근까지 포스트시즌을 치렀다"고 강조했다.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우승 반지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선수들이 많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한용덕 감독은 은퇴 후 한화에서 코치, 프런트 생활을 했다. 그러나 2015년 두산 베어스로 떠나 3시즌 동안 2군 총괄 코치, 투수 코치, 수석 코치 등을 거쳤다.

한 감독이 머문 3년 동안 팀은 두산은 한국시리즈 2회 우승(2015, 2016년), 1회 준우승(2017년)을 일궜다. 그는 두산 투수진 운영을 책임지기도 했다. 한 감독이 부임하면서 함께 한화 유니폼을 입은 강인권 배터리 코치, 전형도 주루코치도 두산에서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한용덕 감독은 한화이글스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두산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두산의 장점을 한화에 잘 녹아들게 하고 싶다. 한화도 두산처럼 늘 강하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화를 준PO 무대로 이끌었다. 두산의 우승 DNA를 한화에 이식한 한용덕 감독의 매직은 어디까지 이어질 지 19일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송광민. 사진 = 연합뉴스

#. 송광민 다시 품은 한용덕... 송광민 가을야구서 보답할까

한편 한화 이글스 베테랑 3루수 송광민(35)이 준플레이오프를 대비한 팀 훈련에 합류한다. 한용덕 감독은 "송광민은 당연히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활약해야 할 선수다"라고 말했다. 

한편 송광민은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당시 한 감독은 송광민이 다소 나태해졌다고 판단했고 언론을 통해 "우리 팀의 방향과 맞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 모질게 질책했다. 하지만 한 감독은 꾸준히 2군 코칭스태프와 연락하며 송광민의 훈련 상황을 챙겼다. 송광민도 한 감독을 찾아 반성의 뜻을 표했다.

송광민은 시즌 막판 열흘 동안 자리를 비웠지만 한화가 2007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까지 그라운드 안팎에서 크게 공헌했다. 송광민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97, 18홈런, 79타점이다. 송광민은 올 시즌 내내 "올해는 꼭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야 한다. 오랫동안 실망만 드린 팬들께 보답할 기회다"라고 했다. 고비를 넘은 송광민이 넥센과의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보답할 기회를 얻었다.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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