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존 조, 새로운 소재와 형식으로 관객 마음 사로잡을까?

존 조/ 서치 스틸컷

할리우드 영화 '서치'로 큰 사랑을 받은 한국계 배우 존 조(46)가 연일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다.

'서치'(아니쉬 차간티 감독)는 지난 8월 말 국내 개봉해, 한 달 이상 장기 상영하며 295만명을 불러들였다. 추석 연휴 기대작이던 '명당'(208만명), '협상'(195만명), '물괴'(72만명)보다 더 많은 관객 선택을 받았다. 북미를 제외하고 한국에서 올린 수익이 가장 높다.

배급사 소니픽쳐스 측도 "개봉 전 모니터링 시사회에서 5점 만점 중 4.3점대의 높은 점수를 받아 입소문이 잘 나면 좋은 반응을 얻겠다 싶었지만, 이 정도까지 흥행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제는 IPTV 등으로 출시돼 안방극장을 노린다.

'서치' 제작비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단기간 촬영된 저예산 영화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아니라 한국계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실종된 10대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이야기를 다룬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풀어가는 방식이 신선함을 넘어 '이렇게도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구나' 하는 충격을 준다.

아버지(존 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 메시지, 이메일, 사진과 짧은 동영상, 컴퓨터 파일 등을 뒤지며 딸의 흔적을 찾는데, 101분 러닝타임을 컴퓨터 화면과 폐쇄회로(CCTV), 모바일 화면으로만 이어간다.

이런 독특한 구성은 최신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고, SNS나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많은 국내 관객에게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지면서 흥행 요인이 됐다.

새로운 소재와 형식에 목말라 하던 한국영화계도 '서치' 성공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스무편 이상 작품을 연출한 중견 감독은 "요즘 시나리오를 받아보면 어디서 많이 봤던 장면들을 섞은 듯한 작품이 많다"면서 "결국 용기 있는 영화들이 다크호스로 흥행하는 것처럼, 신인 감독들도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최근 10년간 한국영화는 사회 비판적 메시지나 정치적 올바름 같은 일종의 선언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가 많았다"면서 "그러다 보니 형식적인 새로움 추구나 자유로운 상상력 발휘는 다소 뒤로 밀린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강 평론가는 "그러나 지금은 해빙기인 것 같다"면서 "'서치'처럼 자유로운 상상력과 새로운 기획력을 가진 영화가 많이 수입되면 국내 영화계도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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