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관리 허술, 이용금액도 수백만원

#1. 대전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지난 4월 신생아 7명이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RSV)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리원을 이용한 신생아 7명이 재채기와 콧물 증상을 보여 대학병원에 입원, 치료 및 진단 결과 모두 RSV 확진 판정을 받았고, 조리원은 폐쇄됐다.

#2. A 산후조리원에서 28명의 신생아가 RSV에 감염됐다. 산후조리원 측은 신생아실에서 감염 의심 아기들이 발생해 자체 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했지만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진료 6일 후 상태가 악화된 아기를 외부 대학병원으로 이송한 뒤에야 첫 보고가 이뤄졌다. 감염 관리 의무를 위반해 미흡한 보고로 집단 감염 사태를 키운 산후조리원에게 행정처분이 내려졌다.

최근 5년간 산후조리원 내 신생아 감염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이용요금(일반실·2주 기준)이 200만원을 훌쩍 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산후조리원 내 감염발생 현황’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후조리원 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88명이었던 산후조리원 감염 발생 피해자는 2015년 414명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산후조리원에서 감염된 피해자는 연간 400여명에 달했다. 산후조리원 내 감염 피해자는 2016년 489명, 2017년 491명으로 증가했으며, 2018년 6월 기준 385명이 산후조리원에서 감염되었다. 작년의 절반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산후조리원의 가격이 수백만 원 임에도 불구하고 감염병이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지역별 전국 평균가격을 보면 서울 314만 원, 경기 234만 원, 울산 231만 원, 대전 231만원 순으로 높았고, 대전 역시 상위권을 기록했다. 조리원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린 상황에서 산모들은 감염병 발생 산후조리원 명단 공개 등 현실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내달 출산예정인 배 모(34) 씨는 “인기가 많다고 위생관리가 잘되는 것은 아닌지 이름있는 산후조리원에서 감염병이 발생했다”며 “산후조리원을 선택할 때 감염병 발생 여부를 알고 싶어서 알아보려니 정보가 너무 없어서 소문을 통해서만 전해들을 수밖에 없었다. 가격이 수백만 원이나 되는만큼 위생관리 결과를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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