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청구된 27세 박 모 씨 ... 법원 "도주 우려 없다"며 영장 기각

 '동덕여대 알몸남' 사태, 대학측 날벼락 "10억 들여 책상 교체할 판"

'알몸남' 사태가 벌어진 동덕여대에서 지난 15일 열린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민주동덕인 필리버스터'에서 학생들이 참가자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대 강의실에서 알몸으로 음란행위를 하며 책상 등에 체액을 묻힌 이른바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의 후유증이 거세다. 당장 해당 여대 학생들로부터 "불결하다. 책상을 교체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쳐 대학 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 6일 박 모(27) 씨는 자격증 보수교육을 위해 동덕여대에 갔다가 대학원 3층 강의동과 여자화장실 등에서 알몸 상태로 음란 행위를 했고, 이 장면을 스스로 찍어 트위터 등에 올렸다. 
  이에 수사에 착수한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 15일 트위터 본사로부터 계정 정보 등을 제공받아 박 씨를 체포,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박 씨는 "여대라는 특성 때문에 갑자기 성적욕구가 생겼다"고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불통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16일 공청회를 열고 학교 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면서 △학생 의견 반영한 외부인 출입규정 신설 △모든 건물에 카드 리더기 설치 △모든 건물에 한 명 이상의 경비 인력 상시 배치 요구에 이어 "교내 모든 책상과 의자를 교체할 것"을 촉구했다. 박 씨가 교내 곳곳을 배회하며 음란행위를 벌인만큼 어느 책상과 의자에 체액이 묻었는지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학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체 대상인 책상과 의자는 모두 7000여 개로 10억여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동덕대학 관계자는 "나체 남성이 어디 앉았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모든 책상과 의자의 교체를 요구하면 난처하다. 해당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 "대신 피의자가 들렀던 강의실을 잠정 폐쇄하고 약품으로 소독처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학생 다수의 요구"라며 책상과 의자의 전면 교체 주장을 끝까지 관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종화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학 적립금이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용 문제로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학생들이 음란 행위를 벌어진 강의실에서 공부를 하려면 불결함 때문에 면학 분위기를 망칠 것"이라고 책상 교체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관련기사의 댓글에는 학생들의 주장이 타당하는 의견과 과도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학생들의 요구를 지지하는 쪽은 "찝찝해서 공부가 되겠나? 교체해줘라", "남이 똥 눈 그릇에 밥 먹을 수 있습니까", "어차피 일체형 책걸상 되게 불편해 보이는데 이참에 바꿔라", "불결해 불결해" 등등의 반응을 보였고, 학생들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쪽은 "지성인이여, 이성을 찾으세요. 교체비용 다 여러분의 등록금입니다", "아예 건물을 새로 올리자고 하지 왜", "대학생 맞습니까? 유치원생같은 투정 좀 부리지 마세요", "남들 먹었던 컵에 커피 먹고 남들 먹었던 식당수저로 밥 잘 먹으면서 유난 떨지 맙시다" 등등의 시각을 드러냈다

  한편, 서울북부지법 김병수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7일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알몸남' 박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고 범죄 전력이 없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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