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전국역사학대회 답사동영상 경연 2015년 최우수상 이어 2018년 우수상

사학과 민정기·정혜민·이예은 씨
“문화재 보존·복원 관심 모아지길”

도전에 나설 때만 해도 수상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저 우리가 생각하는 역사, 우리가 그려나가야 할 역사만을 생각했다. 전국 역사학도들과의 경쟁 속에서 자신들이 생존해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단 소식을 거짓말로 치부하며 쉬 믿지 않았던 건 그런 이유에서다. 

제60회 전국역사학대회 답사동영상 경연에서 우수상을 거머쥐고 19일 시상식이 열릴 서울대를 찾는 한남대 사학과 민정기(24)·정혜민(22)·이예은(22) 씨를 만났다. 

결과만 보면 물론 아쉬움은 있다고 했다. 이미 선배들이 지난 2015년 제58회 전국역사학대회 답사 동영상 경연에서 최우수상인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상을 수상한 기억 때문이다. 

제60회 전국역사학대회 답사동영상 경연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한남대 사학과에 재학중인 민정기·정혜민·이예은(왼쪽부터) 씨가 밝게 웃고 있다.

정기 씨는 “3년 전 중국 답사를 갔을 때 선배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고 동영상을 만들어 대회에 출품, 최우수상을 탄 적이 있어서 후배인 우리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했다”며 “그래도 이왕 하는 김에 우리만의 색깔을 보여주고자 열심히 했는데 아쉬운 점이 있어도 좋은 결실을 얻은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영상 제작은 꽤 고됐다. 촬영 장소야 학기마다 있는 답사를 활용하면 되지만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건 역사밖에 모르는 이들에게 난관 중의 난관이었다. 

다행히 신입생이던 예은 씨 덕분에 파고를 무사히 넘겼다. 

예은 씨는 “학원을 다니며 배우진 않았는데 고등학교 때 영상을 배우던 오빠에게 드문드문 배워 지금은 웬만한 건 만질 수 있는 수준”이라며 “더 많이 알았다면 이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진 않았을까 싶다”고 겸손해했다. 

이들이 경연에 출품한 ‘역사 보존과 복원의 길’은 지난 3월 학과답사로 찾은 전남 나주와 목포가 무대다. 그곳은 멀리는 고려, 가까이엔 조선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건축물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이 복원된 것이다. 거기에서 이들은 문화재 보존과 복원, 그 후 관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이를 주제에 연결했다. 

혜민 씨는 “문화재를 단순히 보는 것만이 아니라 체험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두는 추세인데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게 문화재 복원 뒤 관리에 대한 것”이라며 “대략적 콘티를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답사 가서 촬영하고 그 뒤로도 두세 번 정도 더 찾아가 영상을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이들의 작품은 19일부터 20일까지 서울대에서 열리는 역사학계의 대축제, 전국역사학대회에서 선보인다. 시상식을 앞둔 이들은 어딘가 허전하다고 했다. 영상의 시나리오와 내레이션으로 함께했던 김태형(20) 씨가 '불가피한 이유'로 곁에 없어서다. 

“수상 소식을 채 접하지 못하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러 떠나 무척 아쉬워요. 첫 휴가 때 상장을 들고 재회하고 싶습니다.” 

태형 씨를 만나 함께 기쁨을 만끽할 날을 떠올리며 세 사람은 환하게 웃었다.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영상=한남대 사학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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