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마음에 새겨 순수를 지향하는 음악회 ‘가을 소나타’가 벅찬 포문을 연다.
‘가을 소나타’는 계룡공업고등학교 총동문회와 계룡디지텍고등학교가 개교 69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기념음악회이다. 쏘울챔버오케스트라가 주관하여 클래식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음악회는 그동안 치러왔던 고등학교 동문회행사와는 확연히 차별화된 기획이라는 차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동문회 신동민 회장(12대/28회)은 “21세기는 문화혁명의 시대이며, 음악은 언 땅을 일구어 새싹을 틔우고 주변에까지 생명의 에너지를 전하는 세계인의 공통언어”라며 “계룡공업고등학교 총동문회가 ‘가을 소나타’음악행사를 통해 모교 재학생, 학부모, 교직원, 동문들과 함께 ‘계룡인’의 70년 역사에 명예와 가치, 감동과 화합의 꽃을 피우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 회장의 포부는 음악회 기획의도에도 잘 나타나 있다.

-우리는 지금 물질이 만능인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유물론적 사고의 틀에 갇혀 순수를 지향하는 정서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럼으로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자연계의 가장 위대한 가치를 스스로 버리고 말았다. 이러한 가치관은 고등학교 총동문회에도 존재한다. 한 인간의 라이프사이클 중 가장 순수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사춘기 고등학교시절, 그 질풍노도의 시절을 함께 울고, 웃으며, 보듬고 위로해주던 소중한 친구들을 잃어버렸다.

우리가 형식적으로 치러왔던 그동안의 동문행사도 이기적인 유물론적 사고의 발로에 불과했다. 동문들이 동문행사에 참여하는 이유는 그리움 때문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순수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기 위해 동문회에 참여한다. 하지만 동문회에서 하는 행사는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순수가 그리워 찾아온 동문들은 하나 둘 동문회를 떠나고 마지막까지 남아 순수를 지키려는 동문들은 공허한 슬픔에 괴롭기만 하다. 그럼으로 이제 동문회의 모습도 달라져야 한다. 동문회가 추진하는 행사도 방향성을 달리해야 한다.

계룡공업고등학교 총동문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아주 색다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탕처럼 달콤한 가을밤에 동문들의 손을 잡고 행복한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 계룡공고 동문회는 이번 음악회를 통해 잃어버린 순수를 되살리려 한다. 수많은 고등학교 동문들이 관행적으로 치러왔던 먹고 마시는 행사의 형태에서 과감히 탈피하려 한다. 오라, 계룡인들이여! 우리가 만든 가슴 벅찬 이 공간에서 잃어버린 순수를 되찾고 찌든 일상에 사로잡힌 마법의 저주에서 풀려나자.-

계룡공업고등학교 총동문회가 이번 음악회를 준비하는 목적의식이 아주 확실하게 담겨있는 기획의도임에 틀림이 없다.
신동민 회장은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 그럼으로 현재의 계룡디지텍고등학교는 우리의 고향이자 우리의 자존심이다”라며 최근 교명을 바꾸고 야심차게 새 출발을 하고 있는 계룡디지텍고등학교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계룡디지텍고등학교 배민호 교감은 아득한 옛날처럼 느껴지는 1949년 당시 덕소철도고등학교로 출발, 중앙철도고등학교를 거쳐 중도공업고등학교, 계룡공업고등학교 그리고 오늘날 계룡디지텍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70년의 세월을 회상하며 ‘역사와 전통’을 강조했다. 배민호 교감에 따르면 현재의 계룡디지텍고등학교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특성화고등학교로 환골탈태했다. 배 교감은 “급변하는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변곡점을 제대로 짚고 터닝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당시 계룡공업고등학교를 지금의 계룡디지텍고등학교로 개명한 것도 시대적요구에 부응한 결과”라면서 계룡디지텍고등학교의 현재와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배 교감에 따르면 계룡디지텍고등학교는 중부권 최고의 전자·정보통신 ICT부문 특성화 고등학교이다. 특히 ‘방과 후 학교’, ‘철저한 산학일체형 도제교육’을 활성화하여 학생들의 역량을 최대한 심화시킨다는 목표가 확고하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중소기업청 지정 특성화고 육성사업, 대전교육청 직업계고 비중 확대 및 취업역량 강화사업 등과 같은 정부의 특성화고 육성사업들에 모두 선정되었다. 계룡디지텍고등학교는 앞으로 빅데이터, IT, 로봇 등 4차산업·융합시대를 선도하는 전공교육에 심혈을 기울여 특성화고등학교의 정통성을 확고히 지켜나갈 계획이다. 계룡디지텍고등학교의 또 다른 특장점은 재단으로부터의 지원이 그 어느 학교보다도 크고 세심하다는 것이다. 재단의 배려는 학생들의 실력함양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실험실습을 원만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조재우 재단이사장이 지난 96년 사재를 털어 설립한 ‘선등문화장학재단’ 역시 재단의 또 다른 배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28일 방송될 ‘도전 골든벨, 계룡디지텍고등학교 편’은 계룡학원에서 꿈을 꾸고자 하는 신입생들에게 벅찬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계룡공업고등학교 동문들이 준비하는 개교 69주년 음악회인 ‘가을 소나타’ 역시 계룡인들이 함께 꿈꾸고자 하는 벅찬 희망이다. 음악회에 거는 기대는 안성숙 학부모회 회장의 코멘트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가을소나타’라는 개교69주년 기념음악회는 70년을 함께 산 모든 계룡인들의 꿈이자 희망이며 수준입니다. 그 어떤 고등학교의 동문들도 이토록 발칙한 도발(?)을 한 적은 없습니다. 동문회주최의 음악회라니요. 그동안 치러진 동문행사를 보면 음식점이나 빌려 행사를 하는 정도였는데 음악회, 그것도 오케스트라가 주관하는 클래식음악회로 개교를 기념한다는 발상 자체가 블루오션이며 학교의 수준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정말 기대되고 이 음악회를 통해 계룡디지텍고등학교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리움을 마음에 새겨 순수를 지향하는 계룡인들의 개교69주년 기념음악회인 ‘가을 소나타’는 오는 11월3일(토) 오후 5시 대전 우송예술회관에서 개최되며 전 좌석 2만 원이다. 김은지 씨의 사회로 지휘는 성문원, 테너 김호중, 기타리스트 장하은 등이 출연한다. 공연문의(이상인 사무총장 010-5456-6773/박세영문화체육국장 010-6626-6140. 후원계좌(농협; 355-0016-7665-93)

최종암 기자 rockjc@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