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아파트 매매가 0.9% 상승 / 새 학기 이사철 수요 벌써 등장 / 학군 좇아 좋은 물량 선점 영향 / 수능 이후에도 오를 가능성 커

이달 셋째 주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수능과 새 학기를 앞두고 좋은 학군을 좇는 이사 수요가 좋은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벌써 움직여서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43%로 전주(0.04%)보다 무려 열 배 이상 올랐다. 부동산 분위기가 뜨거워 매주 큰 폭으로 상승하는 서울(0.05%), 경기(0.08%)보다도 큰 수준이다. 특히 서구는 0.91% 오르며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례적으로 한 주 만에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오른 건 우수한 학군을 찾는 이사 수요의 발 빠른 움직임 때문이다. 앞서 한창 가을 이사철인 지난달엔 추석 등으로 이사 수요가 평년보다 많이 발생하지 않아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가 정체됐지만 가을 이사 수요가 이주 들어 급격히 몰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유성구보단 학군이 강하다고 평가받는 서구의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오른 점이 이를 방증한다. 서구의 경우 둔산동, 월평동, 만년동 등 전통적으로 학원가와 상권을 공유하는 지역이 강세를 기록했다.

유성구는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이 서구에 비해 절반 수준인 0.49% 상승에 그쳤지만 서구와 마찬가지로 대전의 부동산시장을 이끌었다. 갑천지구 친수구역의 성공적인 분양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하는 도안신도시와 죽동, 도룡동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라서다. 특히 해당 지역의 학군은 최근 대전 내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자녀를 둔 학부모의 선택이 과거 서구로만 집중됐다면 최근엔 유성구라는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전세가 역시 학군을 찾는 움직임으로 크게 올랐다. 대전의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0.26%로 이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매매가와 마찬가지로 서구의 둔산동 학군을 원하는 수요가 몰려 중소형 매물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겹치며 0.68% 상승했다.

학군을 찾아 움직이는 이사 수요는 대개 수능을 앞둔 11월 초에 발생해 중순 이후 본격화된다. 그러나 이처럼 벌써 새 학기 이사 수요의 이른 이주로 수능 때까지 서구와 유성구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파트 단지에 따라 학군이 갈리는 만큼 좋은 물건을 선점하려는 수요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이사 수요도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좋은 학군을 찾는 이사 수요가 벌써 등장했다. 가을 이사철 대신 새 학기 이사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학군이 강점인 서구의 가격 상승이 무섭다.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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