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T와 먼 고운·아름·종촌동
교통 접근성 안 좋다고 인식
결국 “집값 안 오른다” 낙인

새로운 행정수도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된 세종에서도 집값이 안 오르는 지역에 대한 폄하와 혐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오히려 세종의 건설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기이한 목소리까지 등장하고 있다.

19일 세종지역 부동산에 따르면 세종은 지난해에만 아파트 매매가가 4.56%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누적 상승률은 지난달 기준 0.78%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과잉공급의 영향이 크고 아직 도시 성장세에 비해 인프라의 확장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특히 세종은 인근 대전과 비교했을 때 아직 인프라 측면에서 부족해 생활권을 대전과 공유하는 중이다. 이로인해 대전과의 교통접근성을 위한 BRT노선이 인접한 단지의 매매가는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BRT노선과 먼 고운동, 아름동, 종촌동의 경우 교통접근성이 좋은 단지에 비해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는 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세종에서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 단지의 생활권 거주민은 올해 세종의 집값 상승이 적은 이유로 이들을 지목하기도 한다. 특히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선 이 같은 폄하와 혐오가 낙인이 돼 해당 지역 내 단지를 절대 사면 안 된다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운동, 아름동, 종촌동 내에서도 특히나 고운동은 지탄의 대상이다. 정부청사와의 접근성 등을 따졌을 때 아름동과 종촌동은 고운동보다 낫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오히려 고운동은 세종으로 분류되기보다 인근 장군면과 가깝다며 같이 묶이는 걸 꺼린다.

세종에서의 이들에 대한 혐오, 그리고 같은 생활권 내에서도 같이 분류되기 싫어하는 것 때문에 사실상 고운동, 아름동, 종촌동이 위치한 1-1·2·3생활권의 성장이 더뎌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BRT 확충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고운동, 아름동, 종촌동은 자신의 단지를 중심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핌피현상은 결국 세종 전체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 대한 폄하 등은 없어져야 한다는 자숙의 목소리가 나온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고아종이란 상대적으로 집값이 잘 안오르는 지역을 묶어서 부르는 이 동네 은어”라며 “타 단지는 이들과 같은 대우를 받기 싫어하고 고운동, 아름동, 종촌동 주민 역시 서로를 꺼려한다. 세종의 모든 생활권이 성장해야 세종 전체가 성장하는데 이들에 대한 비하, 혐오는 분명히 세종 성장에 있어서 악영향”이라고 우려섞어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