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행사는 대개 봄철 5월 초순 어린이날 전후에 집중돼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시와 인구보건복지협회 대전충남지회가 매년 가을 진행하는 ‘아이사랑 가족사랑 축제’의 의미는 크다.

연중 가장 쾌적하고 아름다운 날씨를 보이는 10월에 아이들을 위한 잔치를 열어준다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다. 아이들을 위한 행사는 봄에만 진행된다는 고정관념을 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출산율이 급락하고 있고 이는 가장 큰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인구감소로 인한 국가경쟁력 약화가 명약관화하다.

많은 젊은 세대들은 출산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마음 놓고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데다 육아에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많이 낳고 보자는 사고를 가졌던 과거와 크게 비교되는 대목이다.

부모의 사랑, 형제의 사랑. 가족의 사랑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외면하며 너무 산술적으로만 출산과 육아를 바라보는 시각이 아쉽기는 하다. 저출산문제의 해결은 이런 의식을 바꿔주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

매년 대전시가 주최하고 인구보건복지협회 대전충남지회와 금강일보가 주관하는 아이사랑가족사랑축제는 진정한 가족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하는 자리라는 의미를 갖는다.

시청 남문광장에서 진행된 아이사랑가족사랑 축제에서는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시청 본청 공연장에서는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가 인기리에 공연됐다.

이번 행사를 통해 참여한 가족들은 가을 속의 어린이날을 맘껏 즐겼다. 그런 가운데 아이사랑과 가족사랑의 마음을 되새겼다. 아이가 외롭지 않게 가족의 품을 느끼며 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육아는 가정의 몫으로만 여겼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의식이 변해 사회 및 국가가 공동의 책임의식을 갖고 모든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워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의식이 정착하면 누구라도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에 대해 큰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 자신감이 바탕이 돼야 저출산 문제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종합할 때 매년 가을 대전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아이사랑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 행사를 기반으로 대전이 출산의 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출산은 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가족사랑의 마음이 회복되고 육아가 사회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는 의식이 확산될 때 바닥으로 떨어진 출산율은 서서히 올라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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