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관평초 교사

매년 10월이 되면 가장 바쁜 한 달을 보내는 것 같다. 각종 교육 및 연구 보고서의 마감 기한이 돌아올 뿐 아니라 대전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과학 관련 행사에 손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이라는 이미지는 대중들에게, 또 학생들에게 어떠할까? 3년 전 쯤, 논문을 쓰기 위해 설문지를 통해 질문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 반 아이들 대부분이 내가 살고 있는 대전을 ‘과학의 도시’라고 생각한단다. ‘교통’의 도시일 수도 있고, ‘교육’이나 ‘충효’의 도시일 수도 있는데 왜 굳이 ‘과학’이냐고 묻자 대덕연구개발특구도 있고 과학관도 크고 그냥 어렸을 때부터 과학의 도시라고 들어온 게 가장 크다는 답변이다. 처음엔 별 생각이 없구나 싶었는데 몇 번 되짚어 보니 꽤 그럴싸한 답변이다. 사실은 ‘과학’하는 문화 속에서 늘 살아왔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젖어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닐까?

10월 셋째주 토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이 대전 곳곳에서 펼쳐진다. 나는 벌써 햇수로는 8년째 이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있다. ‘대전영재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함께 과학 실험 부스를 차려 시민, 학생, 학부모님들께 과학과 관련된 재미있는 실험과 만들기를 소개한 적도 있고, 2015년부터는 부스를 하는 학생과 선생님들을 지원하고 보조하는 운영 본부에서 일손을 돕는다. 그 자체로 하나의 과학대회지만 1년 동안 아이들이 영재학급에서 배운 내용 중에 본인들이 깊이 연구했던 내용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므로 아이들에게도 하나의 ‘축제’이다.

요즘은 예전과는 달리 과학을 하는 모습과 방법도 바뀌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과학대회라고 하면 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해 제출하는 형태가 많았었다. 하지만 요즘의 추세는 이런 대회보다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재미있는 형태로 바꾸어서 사람들에게 소개하면서 의사소통능력도 기르고 문제해결능력도 기르는 대회들이 대세이다. 또 본인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에게 알리고 소개하며 과학 지식과 탐구, 만들기를 융합하여 널리 전파하는 것이 하나의 과학 ‘문화’로써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시민들은 일찍부터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연구단지)가 위치하고 있어 과학 문화 확산의 혜택을 많이 보아 왔다. 국가출연연구기관에 방문하거나 견학 갈 기회도 비교적 다른 지역보다 많을 뿐 아니라, 다양한 과학축제와 부스 활동들도 많이 이루어진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중앙과학관’도 대전에 있어 매년 2회의 사이언스데이가 있고, 대전시 자체에서도 1년에 한 번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추진 중이다. 또 올해는 대전교육청 차원에서 크게 열린 과학 관련 부스 활동만 해도 꿈돌이사이언스페스티벌, 노벨과학 페스티벌, 대전영재페스티벌 등 3회나 이뤄졌다. 그야말로 대전에 살면서 쉽고 재미있는 ‘과학’을 접하는 것은 본인만 마음먹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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