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정치하려면 내려와라” 靑 “동의 못한다”

21대 총선을 1년 5개월여 남겨둔 상황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최근 행보를 ‘자기정치’로 판단하고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이에 청와대는 관계자의 말을 빌어 “동의하기 어렵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는 전 정권과 똑같이 국회와 내각 위에 군림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면서 “모든 사회가 청와대만 쳐다본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령 외유기간 중 국정원장, 국방부·통일부 장관 등을 대동하고 비무장지대를 시찰했다. 또 임 실장이 지난 17일 비무장지대 남북 공동유해 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모습이 청와대 유튜브 계정으로 공개됐다.

비서실장이 왜 국정원장, 국방부·통일부 장관을 부하 다루듯 전방을 시찰하냐. 왜 대통령을 제치고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서서 야단이냐”라고 꼬집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게 제왕적 대통령제 하 측근 실세들의 모습이고 패권정치의 폐단이다”라며 “임종석 비서실장이 나서는 자리가 아니다. 자기 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손 대표가 임 실장의 자기정치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는데 입장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임 실장이 자기정치를 했느냐”라고 되물으며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철원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것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돌아온 뒤 (청와대 유튜브 계정에 공개된) 동영상 내레이션을 한 것은 임 실장이 주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국민소통수석실에서 국민들에게 그 내용을 널리 알리는게 좋다고 생각해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 과정에서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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