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재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대전시민의 역사가, 충청도민의 역사가, 그리고 국가의 역사가 됐습니다. 그 의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죠. 우리 시민들과 지역의 기쁨입니다.” 김용재(사진·75) 3·8민중의거기념사업회 공동의장은 30일 3·8민주의거 국가기념일 지정을 기뻐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3·8민주의거의 주역으로 지난 2000년 사단법인 형태로 첫 발을 내딛은 기념사업회를 현재까지 운영하며 국가기념일 지정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왔다. 김 의장은 “국가기념일 지정은 사업회는 물론 대전시민, 충청도민의 기쁨이다”며 “시가 앞장서서 추진력을 발휘해줬고, 교육청, 대전지방보훈청 등과 이명수, 이장우 의원 등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큰 힘을 실어주신 덕분에 가능했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날을 기념하게 될 줄은, 그리고 국가기념일로 지정받을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던 김 의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2000년에 시작됐을 때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결국 이런 날이 오게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사업회 공동의장을 맡으면서 시인으로서 그는 그날의 기억을 시로 새겼다. 서구 둔산동 둔지미공원에 우뚝 서 있는 3·8민주의거 기념탑에 새겨져 있는 ‘증언의 얼굴’이 바로 그가 가슴으로 쓴 시다. 김 의장은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는데 바로 어제 일처럼 기억이 생생하다”며 “잊지 못할 그 날을 시로 쓰며 민중들의 가슴에 그날이 새겨지기를 바랐다”고 회고했다. 이 시는 김 의장이 4·19혁명에 관한 700여 편의 시를 모두 다 읽고 쓴 것으로 3·8민주의거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3·8민주의거 국가기념일 지정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기념사업회는 앞으로가 더 바빠질 예정이다. 국가기념일 지정을 위한 홍보성 기념행사를 위주로 활동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국가기념식부터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진행됨에 따라 격에 맞는 행사와 홍보를 준비해야해서다. 그러나 김 의장은 사단법인 형태인 사업회의 사정상 국가기념일에 맞는 행사를 얼마나 완벽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그는 “자체적인 행사는 그대로 진행하지만 명실상부 국가기념일이니 이에 맞는 행사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보는데 사실 사업회는 기념회관도 없고, 실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인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며 “앞으로 많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 ‘둔지미공원’ 명칭이 ‘3·8민주의거둔지미공원’으로 변경이 확정되고, 이 역시 내달 중 국가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상, 기념공원까지도 조성돼야 하지 않겠나. 역사적인 한 사건으로 의미가 있는 날인만큼 이 날을 기억할 수 있는 사업회 활동과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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