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5주만의 외출' 가족 품서 싱글벙글

논산시내 들썩들썩 곳곳마다 축제분위기

“훈련으로 고생한 아들이 먹고 싶다는 것을 마음껏 먹일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검게 그을린 아들과 함께 목욕탕에 함께 가서 묵은 때도 서로 밀어 주면서 오랜만에 부자 간의 정을 나누니 괜시리 눈물이 나네요.”

23일 육군훈련소 첫 영외면회 실시에 따라 영내에서 수료식을 마치고 훈련병 아들과 영외로 나온 경상도와 전라도 등 전국 각지 면회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영외면회를 환영했다.

영외면회 실시 첫 날 5주 동안의 훈련을 마친 뒤 부모와 친구, 애인들 앞에서 자랑스런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 수료식까지 끝낸 훈련병들이 가족들과 함께 오전 11시부터 논산지역에 밀려 나오자 논산시내 거리는 물론 지역 식당가와 커피전문점, 찜질방 등은 금새 북적였고 온통 활기로 가득찼다.

또 면회객을 태운 외지의 대형 관광버스들은 입소대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섰고, 지역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에서는 면회객들을 싣고 나르는 택시 행렬이 꼬리를 잇는 등 영외면회객 특수는 지역경제에 활력이 됐다.

지난 달 말 훈련병들에 대한 국방부의 영외면회 시범 실시가 결정되고 육군훈련소와 논산시가 3주가량의 준비과정을 거쳐 처음 실시된 영외면회제.

훈련병 수료식 장소가 된 입소대대의 한 위병은 “면회차량 절반이 넘게 훈련병을 태우고 밖으로 빠져 나간 것 같다”며 “즐거운 모습으로 영외로 나가는 훈련병과 가족들의 만면에 웃음꽃이 활작폈다”며 영외면회 첫 날의 분위기를 전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부슬부슬 내린 탓인지 영외로 나온 훈련병들과 가족들은 외부보다는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실내 음식점들을 찾아 점심을 함께하면서 5주 동안 미뤄뒀던 부모 자식 간의 정을 나눴다.

자식에게 먹일 음식이니 만큼 내 손으로 직접 조리해야한다는 일념으로 집에서부터 음식을 만들어 온 부모들은 수료식 후 곧바로 사전예약한 훈련소 인근의 팬션과 호텔, 모텔 등을 찾았고 준비해 온 음식을 먹인 후 휴식을 취하면서 미뤄뒀던 회포를 풀었다.

오후, 논산지역에 날이 개자 많은 면회객들은 논산시내 나들이들 통해 논산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지역문화를 즐겼다.

또 일부 면회객들은 자동차를 이용, 탑정호와 백제군사박물관, 돈암서원 관촉사 등 논산지역 유명관광지와 유적지 등을 돌아보며 훈련으로 쌓인 피로를 풀었다.

영외면회가 실시된 첫 날 1500여 명의 훈련병이 수료를 했고, 논산지역을 찾은 면회객은 6000여 명가량으로 논산시는 잠정 집계했다.

논산지역 구석구석에 지역 사회단체들이 내걸은 ‘면회가족 여러분 환영합니다’, ‘면회객을 가족처럼 모시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면회객 환영현수막 속에서 지역상인들은 이날 하루 모처럼 찾아든 영외면회객 특수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친절한 손님맞이를 위해 그동안 총력을 기울여 온 논산시와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572명의 공무원과 회원들이 입소대 주변 74개소에 나와 호객행위, 노점상, 바가지요금 등 사전 차단을 위한 계도활동을 벌여 면회제 정착을 위한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또 논산경찰서 경찰관들도 이날 대거 출동, 거리 곳곳에서 교통정리와 함께 치안과 질서 유지에 힘썼다.

논산시는 이날 면회객들 불편사항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파악해 다음 주 또 진행될 영외면회가 더욱 알차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황명선 시장과 실·국장들은 수료식 후 면회객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현장에서 전반적 상황을 점검, 외지에서 논산을 찾은 이들에게 신뢰감을 줬다.

영외면회제 첫 날 분위기는 그동안 논산시와 육군훈련소가 영외면회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부산에서 아들 면회를 온 박정자(여·58) 씨는 “훈련을 마친 믿음직한 아들과 논산지역 곳곳을 둘러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시민들 모두 친절하고 질서정연한 도시 모습과 함께 거리 전체도 너무 청결했다”고 논산시에서 받은 첫 인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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