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스커미온’ 입자 발견

연구진이 제작한 강유전체/강자성체 이종접합 구조 물질. IBS 제공

국내 연구팀이 하이브리드 물질에서 스핀 소용돌이를 발견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연구팀은 강유전체와 강자성체를 차례로 쌓아올린 하이브리드 물질에서 스핀이 소용돌이치는 ‘스커미온’ 입자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물질 분야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 머티리얼스 온라인 판에 6일 새벽 1시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금속성과 강유전성을 모두 나타내는 새로운 이종접합 구조 물질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스커미온의 존재를 확인했다. 강유전체인 티탄산바룸(BaTiO3)과 자성체인 스트론튬루테네이트(SrRuO3) 박막을 차례로 쌓아올린 이종접합 구조를 제작한 뒤, 자기장에 따른 저항을 측정했다. 이 과정에서 스커미온을 가진 물질에서 흔히 나타나는 ‘비정상 홀 효과’를 발견했다. 비정상 홀 효과는 외부의 자기장이 없어도 자체 스핀에 따라 전자가 가해진 전기장에 수직한 방향으로 휘어져 움직이는 현상이다.

이후 스커미온의 크기를 직접 측정하기 위해 중국 고자기장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자기력현미경(MFM)을 이용한 측정 결과, 스커미온이 각각 100㎚(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의 크기를 가지는 초소형임을 확인했다. 스커미온의 크기가 작을수록 한정된 면적에 많은 입자들을 배치할 수 있어 전자소자의 성능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강유전체의 특성을 이용해 인접한 자성체의 스커미온 특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음도 증명됐다. 강유전체는 전기를 이용해 분극 방향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종접합 구조에선 강유전체의 분극이 자성체의 격자구조에 영향을 주고 최종적으로 스커미온의 밀도를 제어할 수 있다. 가령 분극의 방향이 위를 향하면 자성체에 유도되는 스커미온의 밀도가 높아지고 아래를 향하면 스커미온의 밀도가 낮아진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강유전체의 특성을 활용해 스커미온을 제어한 것으로 전기를 걸어 손쉽게 스커미온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스커미온이 형성되기 위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메커니즘을 증명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기술이 향후 스핀트로닉스 소자 등 스커미온을 이용한 정보 소자를 만드는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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