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집값 갭투자 수요가 올려
현 상승은 지역민의 추격 매수
밴드왜건에 남 따라하면 위험
조정기 되면 결국 금전적 피해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가 무서울 정도로 상승하고 있다. 일부 대전시민이 단기 수익을 위해 매수에 나서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집값 상승에 따른 수익은 갭투자 수요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본보 10월 26일자 9면 보도>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57%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이달 들어서도 서구(0.7%), 유성구(0.54%)의 상승세에 힘입어 0.37%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중 서구는 한 달 가까이 매주 0.5% 이상씩 오르는 중이다.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가 큰 폭으로 오른 건 학군을 쫓는 이사 수요와 갭투자 수요의 쏠림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시적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일어나서다. 특히 갭투자 수요는 추석 이후부터 9·13부동산대책의 후속 조치가 시행되기 직전까지 좋은 매물을 싹쓸이하다시피 했고 이후 후발 수요가 좋은 매물 인근의 물건까지 사들여 가격이 크게 올랐다. 부동산시장이 들썩일 정도로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오르자 대전 시민들 역시 가격 상승에 따른 단기 수익을 위해 추격 매수에 나서는 상황이다. 실제 갭투자 초반 수요가 좋은 매물을 구매했을 때 가격이 크게 올랐고 후발 수요에 의해 가격 상승이 이어지자 일부 실거주자는 무리해서 대전의 아파트를 추가로 구매하는 추세다.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올랐을 때 이에 편승하겠단 심리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상품을 소비하기 때문에 그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평소보다 비싼 가격에 아파트를 구입하더라도 빠른 시일 내 매수인을 찾으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가 너무 비싸게 오른 탓에 매도인을 구하는 게 어려워져 단기 수익을 올리긴 힘든 상황이다. 특히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은 이미 갭투자 수요에게 돌아갔기 때문에 지금의 매수·매도는 사실상 대전시민 간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 소유 아파트를 매매시장에 내놓고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경우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가격 조정기가 시작될 때 피해는 더욱 막심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이미 갭투자 수요가 매물을 모두 구매하고 이에 따른 수익은 벌써 이들이 가져갔다. 일부 대전시민이 뒤늦게 매매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수익을 내긴 힘들다”며 “거래가 이어져 가격이 오르긴 하지만 이미 지역민 간 폭탄 돌리기라고 봐야 한다. 조정기 때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단 점을 감안하면 금전적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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