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다, 투기성 심해”
“이제 제자리 찾아가는 것”

대전의 집값 상승이 지속되자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상이하다. 너무 큰 폭의 상승세가 계속되자 이에 따른 부작용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반대에선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했던 대전의 집값이 제대로 평가받는 시기에 들어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7일 대전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57%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이달 들어서도 서구(0.7%), 유성구(0.54%)의 상승세에 힘입어 0.37%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구는 둔산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뛰어난 학군 때문에, 유성구는 갑천지구 친수구역을 시작으로 줄줄이 예정된 신규 분양 때문에 가격이 크게 오르는 중이다.

비이상적으로 집값이 오르자 이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외지 수요의 유입으로 시작된 투기 거품은 결국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서다. 집값이 오르면 실수요는 재산을 불리고자 추격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데 이럴 경우 다른 아파트를 매입할 때 비싼 돈을 들여야 한다.

추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단기간 유입된 자금이 한 번에 빠져나가면 가격조정기가 시작돼 금전적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부동산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전은 조정대상지역 지정 조건 중 일부분을 충족하고 있어 부동산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집값이 많이 올랐으나 대부분은 비이상적인 오름세라고 보고 있다. 서울보다도 올랐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외지 수요의 유입으로 시작된 상승세가 이어지겠으나 결국 가격조정기가 오면 어떤 형식으로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전의 집값이 이제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다”며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 보고 있다. 대전은 인근 세종의 영향으로 광역도시답지 않은 가격이었기 때문에 상승세는 당연하다는 것으로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한 세종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현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실제 대전의 평균 주택매매가는 2억 2684만 3000원, 중위주택가는 1억 9883만 1000원으로 광역도시 중 광주 다음으로 저렴하다. 특히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유성복합터미널 등 호재가 확실한 상황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너무 부족해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대전은 워낙 저평가된 지역이어서 집값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며 “사실 10년 동안 대전의 집값은 물가상승률보다 적게 올랐고 다른 곳이 오를 땐 계속 정체됐다. 겨우 재평가받는 시기에 들어선 것으로 거품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l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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