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지사 주재 토론회 개최
전문가들 부정적 의견 주 이뤄
道, 창단.운영비용 부담 '고심'

충남도는 8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양승조 지사 주재로 ‘아산무궁화축구단 연계, 도민구단 창단 건의 관련 토론회’를 했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가 선수 수급 문제로 해체 위기에 빠진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을 도민구단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한마디로 도는 난색,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부정적 의견이 주를 이뤘다. 8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양승조 지사 주재로 열린 ‘아산무궁화축구단 연계, 도민구단 창단 건의 관련 토론회’에서 김범준 백석대 교수는 “도민구단은 정체성이 모호해 충성도 높은 관중을 모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프로팀 창단은 정치가 아닌 산업적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천안은 65만 인구에 축구센터가 있고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의 기능을 확대한 축구종합센터를 유치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천안에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이를 ‘축구클러스터’라고 표현하면서 “아산시는 유소년축구를 중점 육성해 천안과 아산을 연계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도 설명했다.

전용배 단국대 교수는 재정 부담을 부각시키며 도민구단에 사실상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전 교수는 “K리그2(2부리그)의 평균관중이 1500명 수준인데 연간 100억 원에 달하는 도민구단 운영비용을 투입한다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프로축구팀 30년 역사를 봤을 때 도민구단은 관중이 많을수록 적자폭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결국 도민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교수는 천안시가 제2NFC 유치에 성공하는 것을 전제로 프로축구단을 창단하거나 현재 그대로 아산시가 무궁화프로축구단을 운영하면서 도비 지원을 받는 2가지 대안뿐이라고 잘라말했다.

김진형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장도 “강원이나 경남지역 사례를 보면 도민구단의 모호한 정체성이 창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역연고 정착과 축구단 본연의 가치 측면에서도 가급적 시민구단으로 운영하는 게 맞다”고 동조했다.
반면 프로축구단을 비용의 문제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운영 충남도의원(아산2·더불어민주당)은 “경찰청의 선수수급 중단통보는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저해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유감을 표하면서 “축구 발전은 국위선양과 국민 자존감을 높이므로 적자 운운할 게 아니라 투자라고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궁화구단이 이대로 해체된다면 미래 축구선수를 희망하는 지역 아이들의 꿈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도민구단이든 시민구단이든 핑퐁을 하지 말고 최선의 대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지사는 “무궁화축구단이 해체될 경우 아산시민과 도민의 스포츠 향유 기회가 축소되고 프로축구단 산하 유소년팀 해체로 인한 축구 기반 상실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150억 원에 달하는 도민구단 창단비용과 100억 원의 운영비용, 매년 30억 원 안팎의 적자가 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상존하고 있다”며 고민의 단면을 드러냈다.

무궁화축구단은 아산으로 이전한 경찰대 제안으로 의경으로 구성, 운영돼 왔다. 올해 프로축구 K리그2 우승으로 1부 승격 자격도 얻었다. 하지만 2023년 의경제도 폐지와 함께 경찰청이 선수모집 중단을 선언하면서 전역자가 발생하는 당장 내년부터 클럽별 등록선수(최소 20명) 제한규정에 따라 리그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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