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여행] 여수 선소 유적지에서는 천년 혼 일깨우는 북소리 '둥둥'

 

만추(晩秋)에 접어드는 10∼11일 호남권은 쾌청하고 포근해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를 보이겠다.

단풍 비가 내리는 '천년고찰' 고창 선운사에서 멀어지는 가을을 배웅하고, 천년 혼을 일깨우는 북소리가 '둥둥' 울려 퍼지는 여수 선소 유적지에서 들썩이는 놀이에 어울려보자.

 

◇ 도솔천 위로 떨어지는 단풍…늦가을 선운사의 매력

백제 위덕왕 24년(577년) 창건된 전북 고창 선운사는 호남을 대표하는 사찰 중 하나다.

고창 선운사 대웅전.

고창 선운사 대웅전.[연합뉴스 자료사진]

 

천년고찰답게 삼존불상이 안치된 대웅보전(보물 제290호)과 금동보살좌상(보물 제279호), 지장보살좌상(보물 제280호) 등 숱한 유물이 보전돼 있다.

대웅보전을 감싼 수령 500년의 동백나무 군락도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돼 있다.

경내로 향하는 길에는 느티나무와 단풍나무가 빼곡히 자라 사시사철 시원한 그늘을 만든다.

길을 따라 졸졸 흐르는 도솔천은 언제나 맑고 투명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특히 곱게 물든 단풍이 제빛을 뽐내고 도솔천으로 떨어지는 늦가을 풍경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하늘에서 떨어진 단풍 비로 뒤덮인 붉은 도솔천 모습을 보기 위해 매년 이맘때면 전국에서 불자와 관광객이 몰려든다.

고창 선운사 단풍 절정.

고창 선운사 단풍 절정.[연합뉴스 자료사진]

 

산책로는 평지여서 어린아이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선운사 주변에는 고창 특산물인 풍천장어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고창에서 잡히는 풍천장어는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고창을 대표하는 또 다른 특산품인 복분자주를 곁들이길 권한다.

◇ 천년의 혼 깨우는 우렁찬 북소리…여수 동동북축제

임진왜란때 활약한 거북선을 건조한 곳으로 알려진 여수 선소 유적지 일원에서 '동동북축제'가 이번 주말 열린다.

선소 유적지 인근 장성마을 앞 포구에서 왜구를 쫓아내고 군인과 백성이 기뻐하며 불렀던 '동동'을 축제 이름으로 붙였다.

여수 선소 유적지.

여수 선소 유적지.[연합뉴스 자료사진]

 

천 년 전 고려 말 여수 앞바다에서 왜구를 물리친 유탁 장군의 부하들이 불렀던 장생포(長生浦)곡이 고려 가요 동동(動動)이라는 학설도 있다.

동동은 전진을 알리고 민족혼과 기상을 일깨우는 북소리다.

여수의 가을 축제로 자리매김하고자 올해 처음 열리는 동동북축제는 북 퍼레이드와 북 아티스트 공연 등 동동 울려 퍼지는 북소리를 주제로 풍성한 행사를 준비했다.

토요일인 10일 오후 5시부터 아티스트 1천300여 명이 참가하는 북 퍼레이드가 도심에서 펼쳐진다.

학동 부영3단지 네거리를 출발해 선소 유적지와 맞닿은 용기공원까지 1km를 행진하며 화려한 연주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퍼레이드에 이어 오후 6시 30분부터 용기공원 주 무대에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열린다.

타악 그룹 '아냐포'.

타악 그룹 '아냐포'.[여수 동동북축제 추진위원회 제공]

 

서아프리카 전통 리듬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아냐포'와 브라질 타악기 퍼포먼스를 펼치는 '라퍼커션' 등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도 이어진다.

둘째 날에는 북을 두드리며 배우는 마스터 클래스가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다.

마스터 클래스는 세계적인 드러머의 기술과 아프리카 리듬을 함께 배울 수 있는 시민참여 행사다.

아프리카에서 축하연과 제식에 사용하는 타악기 젬베를 직접 연주해볼 수 있다.

오후 8시 30분 시작하는 피날레에서는 전통과 현대 타악기 연주에 전자음악을 가미한 흥겨운 동동한마당을 연출한다.

 

◇ 쾌청한 늦가을…평년보다 포근

주말 동안 호남은 대체로 맑고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다.

10일 아침 최저기온은 8∼11도(평년 6.3∼9.3도), 낮 최고기온은 18∼19도(평년 15.8∼16.6도)를 보이겠다.

11일은 아침 최저 8∼11도, 낮 최고 16∼17도로 전날과 비슷하겠다.

바다의 물결은 주말 내내 모든 해상에서 0.5∼2m로 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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