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전 예약 불가, 영유아 부모들 발동동

BCG 경피용 백신에서 발암물질인 비소가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에서 비소 없는 피내용 BCG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5개에 불과해 영유아 부모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비소 검출 논란 이전에도 서둘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접종을 제 때 맞추기 어려워 ‘울며 겨자 먹기’로 소아과에서 경피용 BCG 백신을 맞췄던 부모들은 접종 위탁의료기관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회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공개한 ‘피내용 BCG접종 지정의료기관 리스트’에 따르면 대전은 5개 각 구 보건소를 제외하고 동구 김남철소아청소년과의원, 인구보건복지협회대전충남지회가족보건의원, 충남대병원, 우리내과의원, 이호성소아청소년과의원 등 5개 의료기관에서 피내용 BCG를 접종할 수 있다.

세종, 충남, 충북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세종은 3곳, 충남은 9곳, 충북도 12곳에 불과하다. 특히 영유아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세종은 영유아 부모들이 피내용 백신을 맞추기 위해 대전까지 오가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봐도 376개 의료기관이 피내용 BCG 위탁의료기관으로 지정돼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피내용 백신 접종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전·세종·충남에서 육아정보를 공유하는 한 카페에는 ‘BCG 접종 가능 병원’ 정보를 알기 위한 질문을 올린 글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세종에서 거주한다고 밝힌 한 영유아 부모는 “첫째도 예약을 미리 하지 못해 경피용 백신을 병원에서 어쩔 수 없이 맞췄다”며 “이제 곧 둘째가 태어나는데 첫째는 모르고 어쩔 수 없이 맞췄다지만 둘째는 알고는 못 맞추지 않겠나. 그런데 보건소에서는 태어난 이후에나 예약을 받는다고 해서 또 제 시기에 맞추지 못할까 걱정이라 대전까지 가서 맞추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한 부모는 “보건소로 전화했다가 너무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위탁의료기관에 가서 접종은 했으나 거리가 멀어 아기와 고생했다”며 “구에 1개씩이라고는 하지만 그 거리가 꼭 가깝지만은 않더라. 생후 한 달된 신생아를 데리고 가야하니까 접종 위탁 의료기관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신 의원은 “하루 빨리 예약을 해야 제 시기에 접종을 할 수 있는데 저 역시 9월 중순에 아이를 낳고 2~3일 뒤 바로 보건소에 전화해 피내용 BCG를 접종하려고 해도 10월 말에나 가능하다고 해서 포기했다”며 “하루 빨리 백신 접종 병원 확대 등 대책마련을 적극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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