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 어렵다던 김광현, 154km 광속구 뿌리며 우승 반지 '번쩍'
SK와이번스의 통산 4번째 우승을 결정지은 공은 에이스 김광현(30)의 손에서 뿌려졌다.
김광현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5-4로 앞선 연장 13회말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며 팀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로써 김광현은 2007, 2008, 2010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지 8년 만의 승전보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날 김광현의 등판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SK 힐만 감독은 "김광현은 오늘 경기에 등판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9일 4차전 선발로 등판했던 김광현은 당시 6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다만 선발 등판으로 6이닝을 소화한 만큼 체력적인 문제가 부담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연장전, 5-4로 겨우 1점 앞선 상황에서 SK의 선택은 에이스 김광현이었다.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기대에 부응하듯 삼자범퇴로 마무리 지었다. 최대 구속 154km. 그야말로 팀의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지난 경기의 피로를 잊은 듯 광속구를 뿌려댄 셈이다.
감독도 확신하지 못한 등판이었지만, 팀의 우승을 결정짓는 순간 마운드를 지킨 인물은 바로 김광현이었다.
30세, 프로 선수로서 적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지만 그만큼의 관록으로 팀의 4번째 우승을 이끄는 등 에이스의 면모를 가감없이 드러낸 순간이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