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들에 의해 은밀히 전해오는 바에 의하면 한반도에 도읍이 될 명당이 3곳이 있으니 송악산과 북한산, 계룡산임을 지목했다. 우리 민족은 풍수를 통해 국가의 수도인 도읍의 터전을 정했다.

고려의 개성과 조선의 한양과 계룡산에 관하여 살펴본 바와 같이 송악산과 북한산은 왕조의 시대에 맞는 도읍이고 계룡산은 왕조를 배격하는 지세로 백성이 주인인 시대로 인식됐다. 따라서 송악산과 북한산은 각각 고려와 조선의 도읍이 됐지만 진정한 국민이 주인인 시대의 수도인 계룡산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도읍의 명당으로 3대 길지라는 개성의 송악산과 한양의 북한산, 충청의 계룡산은 각각의 산세와 수세가 빼어나 우위를 가리기가 어렵다. 하지만 3곳의 공통된 지세는 배산임수(背山臨水·뒤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물을 바라보고 있는 땅의 유형) 형태를 지니고 있음으로 뒤쪽은 막혀 있고 앞은 넓은 평야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또 전저후고(前低後高·앞이 낮고 뒤가 높은 지세)이고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보는 남향으로 자리를 하며 하나같이 산세가 수려해 외관상 세 곳이 거의 비슷할 정도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의 형태를 같이함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과 한양은 도읍의 역할을 완수했으나 계룡산은 왜 아직 주인을 만나지 못했을까? 풍수에서 명당은 천지인 삼위일체가 되어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만이 좋아서는 아니되며, 땅의 진정한 주인인 사람을 만나야 한다.

결국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도 중요하지만 인기(人氣)인 사람이 제일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천기는 시대적 흐름을 말하며 지기는 땅의 지세인 산세와 수세를 뜻한다. 여기에서 천기란 시대의 흐름에서 고려와 조선은 왕이 주인인 시대라면 현재는 국민이 주인인 시대로 변화했고 지기는 3대 길지가 비슷할 정도로 빼어나지만 인기인 살아갈 주인의 주체가 달라야 한다.

고려와 조선은 왕을 중심으로 국가가 형성될 수 있어서 특정인과 특정세력에 의해 도읍이 결정되고 유지돼왔다. 고려의 개성은 왕건과 그 후손인 왕(王)씨들의 터전이 됐고 조선의 한양은 이성계와 이방원과 그 후손인 이(李)씨들의 터전이 될 수 있었으나 대한민국의 수도는 진정한 주인인 국민이 터를 잡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는 지금의 수도는 특정인이나 세력에 의해 결정되어서는 아니된다는 것이다. 조선의 시작인 이성계의 신도안 도읍과 조선의 시대가 가는 마지막 끝자락에 대원군의 계룡 천도설과 대한민국 건국 이후 박정희의 공주 장기 백지화 계획, 전두환의 계룡산 신도안 6·20사업계획, 노태우의 대전 둔산 신도시, 노무현의 신행정수도 등 특정인에 의한 계룡산 시대의 도읍과 수도의 준비는 수차례 진행돼 왔다.

이처럼 계룡산시대는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고 있음을 깨닫고, 이제는 진정한 주인인 우리 국민들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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