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갤러리 포토클래스에서 오는 30일가지 김광수, 이갑철, 진동선, 최광호 작가의 초기 사진전 ‘목련꽃 아래서’를 전시한다.

김광수, 이갑철, 진동선, 최광호, 네 명의 작가는 사진가와 사진평론가로 저마다의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투박함과 서투름, 신선함과 맹렬함으로 ‘처음’이 있었음을 기억하며 그 때를 사진으로 뒤돌아봤다.

스무 살 무렵부터 친구였고 신열 앓듯 함께 사진 앓이를 했던 이 네 사람은 40년이 흐른 지금도 친구이며 여전히 사진을 살고 있다.
‘구름’ 시리즈로 양명해진 김광수는 그 작업으로 인해 ‘구름을 불러낼 줄도, 원하는 구름이 어디에 있는지도 아는’ 작가라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그 역시 사진을 처음 시작한 초기에는 ‘벽’만 찍었노라고 한 인터뷰에서 고백한 바 있다. 첫 ‘구름’에서부터 최근 전시작 ‘판타스틱 리얼리티(Fantastic Reality)’에 이르기까지 긴 변모의 과정 속에서도 일관되게 이어진 사물의 형태와 작용에서 무언가를 읽어내려는 김광수 식 시선이 ‘처음’과 그렇게 닿아있다.

이갑철은 ‘아름다운 거죽의 재현보다는 그 거죽 아래의 보이지 않는 어떤 힘과 기운을 끄집어내어 느끼게 해주는 데 진력한다’는 문화평론가 박명욱의 평처럼, 그 스무살 무렵에도 이갑철은 피사체 너머를 어렴풋하게 보고 있었다.

근원에 천착해 실험적인 작업을 해온 최광호 역시, 일찍부터 근원으로서의 자신과 주변부를 들여다보는 데 힘썼다.

인천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십대 시절, 사진이 좋아서 매일 사진기를 들고 부둣가 등지를 쏘다니며 찍은 사진들과 78년도에 첫 개인전으로 선보인 ‘Self’ 사진들은 누가 보아도 최광호의 ‘처음’이다. 그 무렵에 직접 인화한 빈티지 사진들 20여 점이 ‘목련꽃 아래서’를 통해 선보여진다.

현재는 사진평론가로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진동선은 사진가에서 시작해 평론가가 됐다. 그는 사진가이던 1980년대 초에 재개발지역을 포함한 일상의 풍경들을 사진에 담았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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