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아파트값 상승 둔화되자 , 대덕구에서 세종 유출 본격화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자 이번에도 대전의 주택 수요가 세종으로 유출되기 시작했다. 다만 이전과 다르게 유출된 주택 수요는 유성구가 아니라 대덕구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18%다. 서구와 유성구는 0.31%, 0.3%를 기록하며 대전의 상승을 견인했지만 0.55%, 0.38%를 기록한 전주에 비해 상승폭은 둔화됐다.

전통적으로 대전에서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동구와 중구, 대덕구는 아파트 매매가가 잘 오르지 않았으나 동구와 중구는 최근 재개발·재건축이 집중돼 상승 전환됐다. 다만 아직 별다른 호재가 없는 대덕구는 -0.12%를 기록해 전주(-0.08%)에 이어 대전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대덕구의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진 건 주택 수요가 세종으로 빠져나가서다. 올해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처럼 크게 상승하지 못하는 추세여서 대덕구의 주택 수요가 옮겨간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실제 올해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달 기준 1.85%로 지난해 상승률인 4.17%의 반도 안 된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돼 정부의 규제가 적잖게 적용됐고 이미 높아진 가격에 과잉공급까지 겹쳐 좀처럼 크게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넷째 주엔 -0.08%를 기록해 큰 폭 하락이 발생했고 이달 둘째 주 역시 조치원읍에서의 하락, 선호도 낮은 지역에서 소폭 하락 등으로 -0.04%를 기록했다. 사실상 가격조정기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대덕구의 아파트 매매가 역시 떨어지자 주택 수요는 “차라리 세종으로 가자”란 심리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대덕구의 주택 수요가 세종으로 활발하게 유입됐지만 세종으로의 발걸음이 항시 있었던 서구와 유성구의 주택 수요는 올해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갭투자로 인해 서구는 둔산동과 월평동 등 학군이 좋은 단지에서 가격이 이미 크게 올라 세종으로의 유출은 극히 적었다. 특히 일부 물량은 부동산에 대기를 신청해야 할 정도로 품귀현상이 나타나는 중이다.

유성구 역시 도안신도시와 죽동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점이 영향을 끼쳤다. 아울러 조만간 분양할 것으로 보이는 아이파크 등으로 호가는 계속 뛰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택 수요는 굳이 세종으로 옮길 이유가 사라졌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세종의 집값이 예전처럼 크게 오르지 못한다. 대전 서구에서 학군이 좋은 둔산동과 수요가 항시 있는 도안신도시 등 때문이다”면서 “대전의 아파트가 크게 오르고 세종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자 대전의 일부 수요는 이 기회에 세종의 아파트를 매매하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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