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777 방송 캡처

 

나플라가 우승을 차지하며 쇼미더머니777은 막을 내렸으나 쇼미더머니777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6일 방영된 쇼미더머니777은 나플라와 루피, 키드밀리 등 TOP3가 출연해 비하인드를 쏟아냈다. 1라운드에서 탈락한 화제의 마미손, 그리고 결승까지 오른 TOP3의 이야기와 결승 무대 뒤편의 모습까지 다양한 모습이 전파를 탔다.

쇼미더머니777의 경연은 끝났지만 아직도 힙합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아쉬운 점이 한 두개가 아니다. 쇼미더머니777은 그만큼 다른 시즌에 비해 힙합의 스펙트럼을 넓혔기 때문이다. 이 중 쇼미더머니777로 인해 가장 크게 대두된 건 싱잉 랩이다. 싱잉 랩은 힙합의 비트에 노래를 하는 것이다. 싱잉은 ‘노래하다’란 뜻이고 랩은 ‘비트와 가사로 구성되며 멜로디보다 리듬에 기반을 둔 보컬 기술’을 뜻한다. 큰 틀에서 싱잉이라 하면 랩도 포함되긴 했지만 세부적으론 다르게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에서 생활한 쇼미더머니777의 나플라는 “단어 자체가 뭘 표현하는지는 알겠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사실상 콩클리시에 가깝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쇼미더머니777 초반 싱잉 랩을 구사하는 래퍼들이 대거 탈락했지만 수퍼비와 루피의 디스전 등을 통해 다시 대두되며 싱잉 랩이란 신조어가 나타나기 시작한 뒤 이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제까지 없었던 팀 대항전도 호평이었다. 사실 방송이란 건 한정된 시간 안에 가장 재밌는 모습을 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편집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래퍼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는 게 힘들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래퍼는 아예 방송에 나오지도 않을 수 있다. 이제까지의 쇼미더머니 시즌은 그랬다. 그러나 쇼미더머니777은 팀 대항전을 통해 래퍼 한명 한명의 무대를 담았다. 이 때문에 사실 다른 시즌에서 조명을 받지 못할 뻔 했던 인지도 낮은 래퍼의 진면목을 보여줬고 이에 따른 호평도 쭉 이어졌다.

심사 기준 역시 다른 시즌과 달라지며 새로운 스킬을 가진 래퍼들이 강세를 보였단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이때까지 쇼미더머니의 심사 기준은 가사 전달력이었다. 이 때문에 가사를 까먹는, 이른바 가사를 절어버리면 아무리 뛰어난 무대를 보인 래퍼라도 가차 없이 탈락했다. 그러나 심사 기준이 완화되며 TOP3에 올랐던 루피와 키드밀리같은 거물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루피는 가사를 흘리는 특이한 래핑을, 키드밀리는 타이트한 래핑으로 가사 전달력이 다른 래퍼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힙합이 점차 대중화되며 화려한 스킬보다 대중이 좋아할 만한 옥석을 가리기 위해 가사 전달력보단 진정 음악을 즐길 줄 아는 래퍼를 가렸다는 게 쇼미더머니777의 장점이다.

쇼미더머니777은 이제 정말 종료됐다. 쇼미더머니 덕분에 비주류였던 힙합이란 장르는 이제 주류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여전히 힙합이 가야할 길을 멀다.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며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점 등이다. 이러한 문제를 더욱 공론화시키고 힙합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려면 쇼미더머니는 더욱 획기적인 기획으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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