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선승혜 관장 내정
문화계 "지역 철저히 외면 우려"

대전시립미술관 신임관장 공모가 19일 마무리되자 지역 문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대전문화재단과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예술 감독에 이어 시립미술관 신임관장 내정자까지 모두 외부인사이기 때문이다. 민선 7기 인사방향이 지역출신이 아닌 외부인사로 정해져 임기가 남은 대전예술의전당과 이응노미술관까지 모두 외부인사로 물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19일 대전시와 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신임관장에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 등의 경력을 가진 선승혜 씨가 내정됐다. 선 내정자는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미학 석사학위, 일본 도쿄대에서 미술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시립 학예연구부장을 비롯해 문화외교국 산하 문화교류협력 과장,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등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는 바로 민선 7기 이후 바뀐 신임 기관장 모두 외부인사라는 데 있다. 최근 취임한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도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미학을 전공했다는 공통점도 있는 데다 이후 취임한 시립연정국악원 예술감독 겸 지휘자 역시 고려대에서 연구박사를 취득하고 헝가리와 이태리에서 지휘과정을 수료한 외부 인사다. 심지어 최근 임용된 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역시 홍익대 대학원 미학과 출신으로 지역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외부 출신 신임관장 임용과 연계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 문화계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지역을 철저히 외면하는 정치색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지역과 외부인사를 적절히 분배해야 전체적인 지역 문화색이 퇴색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지역 문화계 한 원로는 “출신은 사실 능력과 상관없지만 기관장은 조직의 장악능력보다 지역과의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며 “지난 선례를 보면 소통은 전혀 없고 대전기관장 경험을 경력으로 발판삼아 다른 곳으로 가기 일쑤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능력이 좋은 외부 인사도 좋지만 대전의 문화를 어느 정도 지킬 줄 알고, 어우를 줄 아는 분들이 많다”며 “대전예당과 이응노미술관까지 외부인사를 데려온다는 얘기가 있는데 지역 출신을 너무 외면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예술 감독 등은 복수추천으로 시장이 최종선정을 하지만 임기제 공무원이기 때문에 철저히 심사위원의 판단에 맡긴 것”이라며 “미술관의 발전과 지역과의 소통, 관계도 고려해 판단한 결과로 앞으로 활동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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