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가짜 정신과 의사, 22년간 환자 진료 ··· 영국 '발칵'

의사 이미지컷.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의사 면허가 없는 가짜 정신과 의사가 지난 22년 동안 환자를 버젓이 진료해온 것으로 드러나 영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영국 의료당국은 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한 3000여 명에 대해 자격증 전수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영국에서 정신과 의사 행세를 해온 50대 여성이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데 따른 후속조치다.

  영국의료위원회(GMC)에 따르면 졸리아 알레미(56)는 20여 년 이상 영국의 병원에서 의사로 일해 왔다. 그녀는 모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했다고 주변을 속였고, 이 말에 속은 병원은 치매환자나 정신과적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그녀에게 진료토록 했다.
  알레미의 사기 행각은 지난 2016년 영국 해변 마을 워킹턴의 치매환자클리닉에서 만난 84세 미망인의 시가 150만 달러(17억 원 상당) 부동산을 가로채려한 혐의로 기소되며 들통났다.
  영국의 몇 몇 언론은 그녀의 이력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고 뉴질랜드 보건당국으로부터 알레미가 의사 면허를 취득한 적이 없다는 증언을 이끌어냈다. 

  알레미는 지난 1990년대 중반 영국으로 건너와 뉴질랜드 등 과거 영국 식민지에서 영국으로 온 의사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것을 마치 의사인 것처럼 주변을 속여 왔다고 GMC는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국 보건당국은 자국에서 일하고 있는 3000여 명의 외국 출신 의사들의 자격 여부를 정밀 검증대에 올렸다.

  GMC는 "알레미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외국 출신 의사들은 모두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의사 면허 취득과정을 들여다보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레미는 미망인의 재산을 가로채려 한 혐의로 지난달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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