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와 사물 속 생각 끌어내 , 법조인으로서 바라본 사회 , 일상·현상 견해 96편에 풀어

 

 반복되는 일상에서 적절한 삶의 변화만이 삶에 활기를 넣어준다고 굳게 믿고 있지만, 그 변화가 한치 앞도 볼 수 없이 변한다면 그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다가설 뿐이다.

 


낙엽을 밟으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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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집을 읽다 보면 작가가 바라본 모든 풍경에선 기억과 생각이 넘실거린다. 그 모든 모습은 나에게도 번지면서 문득 ‘나는 어떠했던가’라는 또 다른 생각으로 변화하게 만들고 그것은 곧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정승열 작가가 펴낸 ‘동상이몽’(오늘의 문학사)이 그러하다. 우리는 하나의 현상과 장소, 물건 등을 바라볼 때도 각자 다른 것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반가워하고 놀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나 요즘처럼 홀로 활동하는 '혼족'이 늘어나고, 너와 나라는 형식적이고 딱딱한 인간관계 속에서 서로 다른 형태로 담아내는 것은 당연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책의 제목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적절한 단어일지도 모른다.

그는 또 장소와 사물을 통해서도 과거를 끄집어낸다. 책 속에서 그가 말한 곳은 나의 기억에도 있다. 그러나 느낀 것과 생각한 것들은 모두 달랐다. 또 비 오는 날에만 손에 쥐게 되는 우산 하나를 보더라도 정 작가는 과거 어느 순간을 회상하며 과거에 숨어있던 기억을 불러온다.

그렇다고 그의 수필집엔 일상이나 직장에서 접한 것들처럼 소박한 내용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 대두되는 현상을 솔직하고 확고한 심정으로 꼬집어내기도 하고, 법률상식과 결합해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기도 한다.

정승열 작가가 펴낸 세 번째 수필집 ‘동상이몽’은 1부 사랑하며 꿈꾸며, 2부 또 하나의 자아실현, 3부 문틈으로 들여다 본 바깥세상, 4부 이런들 어떠하리 등 96편의 이야기로 엮어 그동안 법조인으로 지내오면서 바라봤던 가정, 일상, 직장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 등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한 소회를 비롯해 지난날 기억에 대한 목소리를 담백하게 담아냈다.

정 작가는 “이번에 발표한 수필집엔 그동안 여러 신문과 잡지에 발표한 작품 중 비교적 최근의 것들을 중심으로 미발표작 몇 개를 보탰다”며 “우리는 여럿이서 가정과 사회 그리고 나라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지만, 언제부턴가 우리가 아닌 너와 나의 이기적인 사회로 변질돼 함께 살아가긴 해도 동상이몽처럼 살고 있음을 아쉬워하며 제목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수필집 ‘날마다 꿈을 꾸는 호랑이’와 ‘산에서 내려온 호랑이’를 펴내며 활발한 문단 활동을 펼쳐 온 정 작가는 한국공무원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한국공무원문학협회 회원, 문학사랑협의회 회원, 대전시옥외광고협회 자문위원, 중구문화원 자문위원, 서구청 지적재조사경계결정위원, 법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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