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둔산초 박준수 교사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동네 도서관이다.’ 인터넷시대가 되면서 책을 읽는 학생들이 줄어가는 현실에서 정작 인터넷시대를 만든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빌 게이츠는 독서의 중요성을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옛날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 두보는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고 모름지기 남자라면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물론 양성평등의 현대사회와는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그 옛날에도 독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에야 원하는 책을 어디에서나 읽고 접할 수 있지만 몇 십 년 전만 해도 우리가 원하는 책을 읽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가격뿐만 아니라 구입하기 위해서는 직접 서점까지 가야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고로움을 뒤로한 채 책을 들고 집에 돌아올 때의 그 뿌듯함이란 기쁨이었고 설레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요즘은 인터넷 서점에서 클릭만 하면 집까지 배달해주고, 그것조차 귀찮으면 e-book을 다운로드 하면 바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바로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우리가 책을 읽고 얻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형성하는 통로가 되기도 하면서 독서는 인간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앎과 깨달음, 감동을 얻는 가장 오래되고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독서는 책 속의 단순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지혜를 얻는 것이다.

책 속에서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책을 단순히 읽지 말고 책과 대화를 해야 한다. 책과의 대화를 통해 아이들은 지식과 정보를 얻기도 하지만 나아가 글속의 작가와 서로 정서를 느끼고 교환하며 자연스럽게 책속의 지혜를 나에게 체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학습 능력을 발달시키고, 정서적 체험을 통해 정의적 영역에서 교육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감성지수(EQ)도 개발될 수 있다. 또한 인성 교육 차원에서의 도덕지수(MQ)또한 독서 체험을 통한 심성 계발로 길러질 수 있으며, 미래 사회의 교육에서 핵심이 될 창조지수(CQ)도 독서 경험의 창조적 표현을 권장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신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결과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매우 오랜 기간 동안 꾸준하게 실천 되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또한 아이들이 자라면서 저절로 습관화 되지는 않는다. 독서가 습관화 되려면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 부모가 함께 해야 한다.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함께 토론하며 책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면 아이들이 책을 읽던 그 설레는 마음을 느끼고 나아가 이성과 감성이 조화롭게 발달해 풍부한 인간성을 가진 미래의 인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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