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미충원률 대기업 2.4배
청년들, 대기업 선호 中企는 저 뒤에
미스매칭 해결하려면 기업알리기 병행돼야

중소기업의 인력 미충원율이 대기업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능력있는 사람이 없다며 뽑지 않는 반면 중소기업은 채용공고를 내도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는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고용노동부의 ‘2018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미충원율은 12.3%로, 300인 이상 대기업(5.1%)에 2.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충원율은 전체 구인인원 중 충원되지 못한 인원 비중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중소기업의 미충원율은 0.3%포인트 하락했고, 대기업은 0.5%포인트 상승해 양측 차이는 다소 완화됐으나 격차는 여전한 셈이다. 중소기업은 인력을,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미스매치’가 심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구인에 나서도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인원의 경우 중소기업은 8만 1000명으로 대기업(9000명)보다 9배 높았다. 미충원 사유를 보면 중소기업에서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4.7%)’이 가장 높으며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17.0%)’이 뒤를 이었다. 반면 대기업의 미충원 사유는 ‘다른 사업체와의 격심한 인력유치경쟁 때문(23.5%)’,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22.9%)’ 순으로 나타났다. 쓸 만한 인재가 많지 않아 업체 간 인력 채용 경쟁이 심하다는 의미다.

정부가 추경을 통해 청년내일채움공제와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 중소기업 취업을 독려해도 미스매치 문제는 나아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 A대학 졸업반인 박 모(25) 씨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먼저 도전하려 한다”며 “또래친구들을 봐도 취업에 3년 정도 걸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정 안 된다고 생각할 때 중소기업을 고려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미충원율은 그나마 1~2년 미만의 현장경력 또는 국가기술자격법상의 산업기사, 전문대졸에서 채워졌다. 하지만 2~10년 미만의 현장경력, 대졸·석사, 10년 이상의 현장경력이나 박사 수준에서는 모두 미충원율이 대기업보다 높았다. 인력 자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고급인력 역시 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대전의 B 중소기업 관계자는 “다양한 혜택과 정부 지원에도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여전하다”며 “지역 인재들을 고용하고 싶어도 지원하지 않으니 뽑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석·박사는커녕 학사 출신의 지원자도 보기 힘들다. 되레 공고보다 지원자가 부족해 관련 전공자면 뽑아놓고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자리 미스매칭과 관련해 한 전문가는 “중소기업의 임금, 처우 문제는 상당히 고전적인 문제인데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히 예산을 지원한다는 식의 정책적 효과 자체가 매우 미진하기 때문에 중소기업 혁신 등 체질 개선과 기업알리기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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