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로 그려낸 경쟁 사회, 공존과 협력 중요성 끌어내

 
 

 

 

 경쟁이 치열해진 삶 속에서 ‘협력과 협동’이라는 말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먼 이야기가 돼버린 듯하다. 한창 꿈과 희망에 젖어 친구들과 희망으로 가득 찬 미래를 그려나가야 할 청소년들마저도 입시전쟁에 허덕이며 경쟁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쥐똥나무 똥똥이’(작은 숲)는 청소년들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권장도서다. 다소 투박하고 단순해 보이는 제목이지만 우리는 ‘똥똥이’라는 주인공에 집중해야 한다.

조재도 작가가 세 번째 동화 ‘쥐똥나무 똥똥이’를 펴냈다. 책에는 나무와 풀, 고라니, 부엉이, 새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푸릇푸릇한 숲이라는 생태계를 평화롭게 채워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경쟁 사회를 투영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무들은 햇빛과 양분을 서로 더 받아내기 위해 다투고, 동물들은 나무 열매를 먹는 등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고스란히 그려진다. 여기서 똥똥이를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니온다. 다소 경쟁만 하는 것처럼 보여 살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협력과 협동을 통해 ‘공생’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풀어나가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떠올리게 하고 경쟁 사회로만 그려지는 우리 내 삶이 작동하는 원리에도 공존과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여기에 자연의 순리도 적용시켰다. 경쟁과 협력 속에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것이야말로 숲속 평화의 원동력임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책에 순수하면서도 친근한 분위기를 입힌 것은 어딘가 서툴러 보이고 투박해 보이는 삽화다. 연필로 그려진 밑그림에 색연필로 쓱쓱 칠해놓은 그림은 세련됨보다는 평화로운 감수성을 더 진하게 불러일으킨다.

‘쥐똥나무 똥똥이’는 모두 14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펴낸 조재도 작가는 충남의 여러 학교에서 국어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지난 2012년 교단에서 물러난 뒤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고 있다. 그간 시집 ‘소금 울음’, 청소년 소설 ‘불량 아이들’, ‘이빨자국’, 동화 ‘오리와 참매의 평화여행’, ‘대왕자라와 물고기들’을 발간했다.

조 작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경쟁하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협력도 해야 한다. 이제 막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세상을 경쟁하는 곳으로 바라보고 있는 게 안타까웠다”며 “책을 통해 경쟁보다는 서로 돕고 나누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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