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정권은 집권 초기 하늘을 찌를 듯 상종가 인기를 달리다가 집권 중반부가 되면 서서히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시작한다. 어쩌면 집권 초기의 인기 상승은 기대감의 발로로 볼 수 있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초반 기세가 무서웠던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가 날로 하락해 염려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 반면 곤두박질만 하던 자유한국당은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반사이익이다.

이 같은 집권당과 대통령의 인기 동시 하락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은 집권 초기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실망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집권당과 현직 대통령이 인기가 날로 하락한다는 것은 국민들의 삶이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국민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불안하고 힘들다는 것이다. 실업률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 물가는 치솟고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며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취업을 끌어올리겠다며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일일상황보고를 받았고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것은 재정을 투입해 한시적으로 양산한 비정규직과 계약직뿐이다.

고용이 안정되지 않으니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더불어 모든 경제지표가 고꾸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대통령과 집권여당,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즈음에 대전에서는 현직 적폐청산위원장을 둘러싼 적폐공방이 시작됐다. 누가 들어도, 누가 봐도 적폐행위가 맞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좀처럼 자신들의 행위를 적폐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관행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다. 실상 적폐란 잘못된 관행과의 싸움이다. 그런데 만천하에 드러난 적폐를 시인하고 시정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문제를 제기한 한 시의원의 일방적 푸념으로 사건을 매도하고 있다.

조무래기 신인 정치인의 어리광 정도로만 바라볼 뿐 진정한 자기성찰과 사과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도 모른 채 집권당의 열성지지층들은 맹목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그들이 수구세력이라고 지목했던 이들이 일삼았던 행태를 답습하면서 자신들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쯤 되다보니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너흰들 다르냐? 집권하면 다 똑같아지는 거냐?”라며 혀를 차고 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지만 집권당의 최근 행태는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자성도 없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지지도가 자꾸 떨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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