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이사진 6명 동반사퇴
“구단 논란에 책임회피 급급하고
경영 자구책은 찾지도 않으면서
金대표이사 이사회 건의 안들어”

 
3일 시티즌의 방만 운영을 비판하며 이사회 일부 구성원들이 구단에 제출한 사직서. 대전시티즌 이사진 제공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을 둘러싼 비효율적인 운영 문제가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일부 이사진들이 대표이사의 독선적이고 방만한 구단 경영을 비판하며 동반 사퇴 카드를 던졌기 때문인데 지난 주말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모든 시즌 일정을 마무리한 시티즌의 승격 재도전을 위한 담금질도 차질이 우려된다.

시티즌 이사 4명과 감사 2명 등 6명의 이사회 구성원들이 3일 오전 구단 사무실을 찾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사직서 제출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동반사퇴는 김호 대표이사가 방만 운영으로 불거진 구단 논란에 대해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자리에 연연하려는 오만과 독선에 대한 이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지려는 것”이라며 “팬과의 불협화음, 각종 구설로 인해 도덕성이 실추된 이상 대표이사도 마땅히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시티즌 이사와 감사 등 이사회 구성원들이 김 대표이사를 직접 언급하며 사퇴를 요구한 것은 그간 내·외부에서 제기돼왔던 구단 방만 운영에 대한 자체적인 개선 노력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한 이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초부터 이사회도 제대로 열지 않고 수익창출 부분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는 점 등을 김 대표이사에게 지속적으로 자문하고 경고를 해왔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대전시에 기대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구단 자체적으로 경영과 영업 등에서 자구책을 강구해야 함에도 이사회 건의를 듣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준플레이오프(PO)를 거쳐 험난했던 부산과의 플레이오프까지 올 시즌 선수단 성과와 맞물려 지난 2015년 K리그2 강등 후 모처럼 승격 기대에 부풀었던 구단은 시즌 종료 직후 이사회를 중심으로 불거진 대표이사 사퇴 요구에 자못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올해 성과를 발판삼아 당장 승격 재도전에 나서기 위한 치밀한 계획 수립이 절실한 시점에서 구단 내부 논란으로 자칫 선수단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다.

시티즌 관계자는 “방만 운영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구단은 그동안 주어진 예산 범위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리그 일정이 끝나자마자 이런 일이 벌어져 구단 입장에선 당혹스러운 면도 없진 않으나 이 문제에 대해 대전시와 원만한 협의 과정을 거쳐 내년 시즌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잘 추스리겠다”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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