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청년실업률 11%, 전국 2위
中企 “사람 부족해서 난리”
“중소기업만의 강점 볼 필요있어”

청년들은 취직을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중소기업은 직원을 못 뽑아 애간장을 태운다. ‘취업난 속 인력난’은 경제 불황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자 시대의 비극으로 통용된다. 대전을 중심으로 고질적인 중소기업계의 ‘일자리 미스매칭’에 대한 불편한 현황을 파악해 보고 개선점을 살펴본다.

상. 취업난 속 인력난
중. 정보의 부재
하. 中企-청년 만남센터 필요

올해 대전지역 청년들의 실업률이 11%를 넘어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부족해 365일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 ‘A포 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년들은 직장을 구하려고 하는데 중소기업들은 늘 구인난을 겪고 있어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치’가 가속화되고 있다.

고용한파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충청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전지역 실업자 수는 3만 2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20.9%포인트나 증가했다. 취업이 간절한 청년들이 느끼는 취업난은 더 심하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이 23%를 웃돌며 고공행진 중인 것이다. 전체 실업률과 청년 실업률 사이의 괴리도 상당하다. 올해 대전 실업률만 봐도 4.4%이지만 청년층의 실업률은 지난해 대비 4.2%포인트 상승한 11.9%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대전지역 대학을 졸업하고 2년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최 모(27) 씨는 “자격증, 어학 연수, 인턴 경험 등 흔히 말하는 스펙을 채웠어도 취업하기 너무 힘들다”며 “10곳 이상 지원했지만 서류통과는 2곳 뿐이다. 이번엔 정말 취업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유독 청년 실업률이 높은데는 청년들의 눈높이와 지역 일자리 사이의 기대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일자리 미스매치가 빚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다. 구직난이 심각한 지경에서 지역 중소기업들은 되레 ‘일할 사람이 없다’며 극심한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대전지역 중소규모(5-299명) 기업의 구인 인원은 1만 2783명, 같은 기간 부족 인원은 6020명으로 집계됐다. 대전 A사 인사담당자는 “실업률이 높다는 뉴스를 매번 접하지만 우리(중소기업)쪽은 일할 사람이 없어서 난리다”라며 “아예 1년 내내 채용공고를 올려놓고 있다. 워낙 사람이 귀하다보니 직무에 맞지 않더라도 뽑아놓고 교육을 통해 채우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역대급 고용한파라지만 기업들은 인력을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거다.

청년들이 중소기업만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보지 못하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급여조건과 근무환경을 지니고 있어도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근로수명이 대체로 굉장히 짧은 반면 중소기업은 직무경험도 충분히 쌓을 수 있고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취업 시 대기업만 선호하기 보다는 중소기업만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봐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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