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정 영화와 엮어내
솔직담백한 인터뷰도 담아

‘영화 보이 후드의 주인공은 소년일 수 없다. 소년이 커 가는 영화적 시간은 그의 엄마의 인생을 견인하고, 그의 엄마는 영화 속에서 아들의 시간과 동행한다.’
-군산에서 中

영화와 우리의 인생은 어딘가 닮은 부분이 있다. 단편의 장면들이 모여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되듯 우리의 삶도 매 순간 새로운 것들과 마주하게 되고 그 순간순간들이 모여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스크린을 통해 비치는 영화는 익숙한 듯 낯설게 우리의 인생을 투영시켜 과거의 어떤 날을 반추시킨다. 이경원 감독의 ‘이야기는 계속되고’(도서출판 월간토마토)는 에세이의 제목처럼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그것들은 방황하던 청춘, 유년 시절, 영화감독을 하게 된 순간들로, 모두 영화와 맞물려 허심탄회하게 그려진다. 그가 소개한 영화 속 주인공과 이 감독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어느새 그가 영화의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더해 독자들로 하여금 ‘나는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경원 감독이 ‘이야기는 계속되고’를 펴냈다. 그는 영화와 연결된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한데 엮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책에 수록된 영화는 이 감독의 삶의 일부와 닮아 더 진솔하게 다가온다. 영화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한 개인의 성장과정을 따라가 멋스럽고 솔직담백하게 묘사한다. 때론 담담한 어조로 고백하듯 풀어낸 그의 삶과 영화를 통해 기억을 더듬어 추억을 회상하게 한다. 그는 또 영화 이야기와 더불어 영화감독이 된 후 인연을 맺은 배우들과의 유쾌한 인터뷰도 담아냈다. 이 감독은 각양각색의 개성 있는 배우들과 일상적이고 편안한 대화, 진지한 이야기 등을 각각 다른 느낌으로 다양하게 풀어내지만 모든 대화는 ‘영화’라는 길로 통한다.

이야기는 계속되고는 모두 3장으로 구성돼 12편의 영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으며, 6명의 배우와 나눈 인터뷰도 엮어냈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 감독은 지난 2005년 ‘STORYGOES’를 시작으로 ‘난 귓가에 불던 바람이 그리울 뿐이야’, ‘누구도 달지 않다’, ‘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 ‘나무 뒤에 숨다’, ‘한양빌라, 401호’, ‘동명이인 프로젝트 시즌 1·2’, ‘옥천’을 만들었고 ‘나쁜 소년이 서 있다’를 제작하는 중이다. 또 제33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우수작품상(르노 삼성상) 수상했다. 그는 “영화를 평하는 일은 만드는 것과 또 다른 영역이다”라며 “열흘을 끙끙 앓으며 겨우 글 하나를 완성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깊이 좋아했던 영화를 떠올리며 글을 써 내려가는 일은 점점 위안을 줬고,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알아챌 수 있게 해 줬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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