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공공기관 첫 '여성전용 헬스장' 추진 논란

여성전용 헬스장 이미지컷. 기사 내용과는 관계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광주시가 17개 광역시 중 최초로 청사 내에 여직원 전용 헬스장을 만든다. 다만, 시의회가 하루 10여 명의 이용을 위해 많은 예산을 들이는 것은 과하다며 예산을 반으로 삭감, 조촐한 규모로 출발할 전망이다.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최근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시가 상정한 '여성전용 헬스장 설치 예산' 4000만 원과 '여성전용 헬스장 운동기구 구입 예산' 5500만 원을 각각 절반 가까이 깎아 2000만 원과 3500만 원으로 수정가결했다.

  현재 광주시는 청사 내 18층에 60평 규모의 직원전용 헬스장을 운영 중인데 운동 중 땀냄새 걱정과 화장을 하지 않은 맨얼굴로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여직원들의 불만이 있어 왔다. 이런 이유로 현재 직원전용 헬스장 이용직원은 하루 평균 80~90명이지만 이중 여직원은 8~9명에 그치고 있다.

  이에 시는 여직원 및 노조의 의견을 반영해 현재 18층에 운영 중인 35평 규모의 탁구장을 같은 층 '건강관리실'로 옮기고, 기존 탁구장에 여성전용 헬스장을 만든다는 계획 아래 예산을 편성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복장과 땀냄새가 신경 쓰여 기존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는 여직원들과 노조 등의 건의가 계속 있었다"면서 "여성 입장에서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동료들과 맨얼굴로 땀 흘리면서 운동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이해돼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의회의 판단은 달랐다. 필요성엔 일부 공감하지만 소수의 인원을 위해 시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것이 옳으냐는 시의원들 사이에서 터져나왔다.
  시의회 행자위는 "함께 운동하기 불편할 수 있다는 지적엔 동의하지만 전체 이용자 중 10%에 불과하다"며 "1억 원을 투입하기보다 공간과 장비를 재배치해보고 단계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예산삭감 이유를 밝혔다.

  한편, 광주시가 여직원 전용 헬스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남녀 젠더 이슈에 대해 민감한 인터넷 여론의 특성상 '지하철 여성전용칸', '여성전용 주차공간', '대학 여학생 휴게실' 논란에 이은 또 하나의 여성 편향정책으로 간주되는 모양새다.
  실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에는 "대단하다. 정말. 하다하다 여성전용 헬스장까지?", "자기 돈이라면 저렇게 물 쓰듯 하진 못할 텐데", "탈코르셋 한다며 운동 중 땀흘리는 모습은 보이기 싫은가 보지? 가지가지 한다 정말", "땀냄새? 따암 내앰 새애애애? 이 무슨 X개소리야. 헬스장이 뭐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지하철 남성전용칸 좀 만들어줘요. 여자들 화장품 냄새 머리 아파요", "여성탈의실에 실수로 들어가 성추행범으로 몰리는 일을 막기 위한 여성들의 배려라구욧! 빼애액" 등등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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