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단식 이틀째 ··· 대식가인 그가 밥 굶는 이유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거대양당 야합 규탄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학규(71) 바른미래당 대표가 이틀째 단식 중이다. 6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편과 함께 처리하기로 한 내년 정부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기로 합의한 데 대한 항의의 뜻에서다.

  손 대표는 이날 단식을 선언한 뒤 곧바로 국회 로텐더홀에 자리를 깔고 합의안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단식 이틀째인 7일 손 대표는 단식현장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어떻게 촛불혁명으로 등장한 민주당 정권이 촛불혁명으로 망한 한국당과 야합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거부할 수 있나"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양당이 예산안 처리에 합의한 것은 그냥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고, 의회 민주주의의 중심을 잡도록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거부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분이다. 그러나 제도 개혁이 없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바로 그 시작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7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매 끼니마다 두 그릇을 해치우는 정치권을 대표하는 대식가로 유명하다. 손 대표는 지난 10월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먹방'을 찍기도 했다.

  그런 그가 단식까지 벌이는 것은 당의 미래를 좌우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단식 돌입에 놀라움과 함께 우려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고령으로 인한 단식의 부작용 때문이다.
  다만 손 대표의 단식이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현재 당 내에서도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편을 연계하는 것에 이견이 있고, 거대 양당이 손 대표만을 보고 한 발 물러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손 대표로선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은 게 문제다. 양당이 쉽게 양보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얻은 것 없이 단식을 철회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통상 그래왔듯 단식 끝에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며 자연스럽게 단식도 종료되는 모양새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손 대표는 결기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단식에 들어가며 "단식을 할 때는 그저 죽겠다는 각오로 단식해야지 혹시 적당히 어느 선에서 물러나서 빠져나가는 게 출구전략이라면, 나는 출구전략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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