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손으로 당연한 도리, 오랜 기간 행사 정말 감사"

 
 
단재 신채호 선생 며느리 이덕남 여사가 중구 어남동 도리미마을 단재선생 생가지에서 진행한 탄신 138주년 기념 헌화식에 참석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민족의 선각자 단재 신채호 선생의 탄신일을 맞아 임을 생각하면 기운이 솟고, 담이 커지며, 강하고 용맹스러워져 우리 모두 영웅으로 다시 태어날 결의로 강보에서 울어 제킵니다.” -박헌오 시인 ‘단재 신채호 선생 138주년 탄신일에 드리는 헌시’

지난 8일 대전 중구 어남동 단재 선생 생가지에서 열린 ‘단재 신채호 선생 탄신 138주년 기념 헌화식’에서 단재 선생의 자부(며느리) 이덕남 여사(75)가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날 이 여사는 헌화식에서 박헌오 시인이 직접 낭독한 헌시를 듣고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단재 선생을 함께 기억했다. 이번 헌화식을 위해 중국에서 대전까지 먼 길을 온 그는 “아무리 추워도, 아파도 당연히 와야지 도리가 아니겠는가”라며 “오랜 기간 행사를 진행해주고, 뜻을 이어와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누군지도 모르고 시집을 왔지만 한 평생 단재 선생의 며느리로 살 수 있어 행운이었다는 그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지난 세월 동안 그가 치른 고생만큼 신채호 선생의 자손이라는 긍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사실 사후에 시집을 온 며느리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기억은 없지만 내가 기억하는 아버님은 나를 고초를 겪고 살게 한 사람이다”라며 웃어 보였다. 빨갱이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고, 시간이 흐른 후, 빨갱이가 귀신만큼 무서웠지만 신채호 선생의 며느리라는 이유로 그 자신이 빨갱이가 됐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사상 때문에 엄청 고초를 많이 겪고 살며 아버님의 며느리로 이제 53년차가 됐는데, 사후 일대기는 저와 같이 했다”며 “이제는 전 국민이 받들어주고, 그 사상을 자랑스러워 해주니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고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번 헌화식에서 중구문화원은 이 여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문화원은 “단재의 독립정신을 기리는 일에 평생을 헌신하셨고, 헌화식에 참석해 대전시민에게 단재 정신을 일깨우는데 공헌을 하셨기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감사패를 드린다”고 설명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을 비롯해 박용갑 중구청장,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강윤진 대전지방보훈청장 등이 함께 해 단재 선생의 뜻을 기렸다.

글·사진=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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