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체감방안 반기지만 쓰기 어려운 현실에 실망

 둘째부터 다자녀로 혜택을 볼 수 있고, 배우자의 육아휴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의 저출산 정책에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방안들은 환영하고, 출산 위주의 지원에서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정책 방향에는 긍정적인 평가지만 배우자 육아휴직 등 이상적인 정책에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은 출산을 장려하는 기존 정책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골자를 두고 있다. 때문에 정부 발표 이후, 빠른 시일에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3자녀에서 2자녀 이상으로 확대된 ‘다자녀 혜택’이나 아동수당 확대, 아동의료비 지원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관식(중구 석교동·35) 씨는 “아이가 둘인 집은 다자녀 혜택을 볼 수도 없었는데 내년부터 혜택이 확대된다는 정책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며 “당장 혜택을 볼 수 있는 아동수당이나 다자녀 혜택 등 아이를 키우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방안들이 지속적으로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임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배우자 출산 휴가 등이 당연한 권리가 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들에 대해선 냉소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만8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임금 삭감 없이 근로시간을 1시간 단축하고,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10일로 확대하는 한편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을 13%에서 20%로 끌어올린다고 목표를 세웠지만 직장에서 현실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직장인 이 모(36) 씨는 “대전은 대부분 중소기업인데 주변을 봐도 남편들이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아내부터가 육아휴직을 하기 어려운 직업이고 육아휴직을 엄두도 못내 아이를 매번 여기저기 맡기게 되는 형편이라 배우자 육아휴직 제도를 쓸 수 있나 회사에 이야기를 꺼내봤지만 싫은 소리만 들었다. 둘째는 엄두도 못낸다”고 토로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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