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적 희곡으로 삶의 자취 쫓아 , ‘나’를 통해 극을 전개하다

연기를 위해 쓰인 문학작품인 ‘희곡’. 여기에 자전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독특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져 눈길을 끈다.

도완석 작가의 네 번째 희곡집 ‘오후 6시 반의 초상(肖像)’(도서출판 레드컴)이 그러하다. 삶을 하나의 연극 작품처럼 그려낸 도 작가의 ‘자전적 희곡’은 국내 처음으로 시도하는 새로운 문학 장르이다.

‘오후 6시 반의 초상(肖像)’은 그의 유년기로부터 시작돼 자신의 삶의 발자취를 하나씩 하나씩 더듬는다. 특히 희곡집에서는 하나의 사건이 완결을 이루거나 또 다른 내용으로 전환을 이룰 때면 ‘나’라는 해설자를 등장시켜 흐름을 정리해주며 극 전개를 남다르고 새롭게 이끌어 간다.

희곡집에는 한국전쟁으로 인한 빈곤과 궁핍의 시대에서 자란 동시대인들이 견뎌 온 삶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그러면서 홀어머니와 함께 가난과 싸우며 살아가는 주인공이 성장기를 거치면서 어려운 환경의 단계들을 극복하고 꿈을 이루는 과정을 감성적이고 감각적으로 풀어나간다. 감성이 더해진 극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눈물샘을 자극해 극의 흐름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또 작품 속에는 지난 195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전의 발전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어 작품을 읽는 독자들에게 생동감 있는 내용을 선사하며 흡입력을 느끼게 한다.

한국전쟁 중 충북 괴산에서 태어난 도 작가는 대전에 거주하면서 수상 뮤지컬 ‘갑천’, ‘명학소의 북소리’, ‘백제의 꿈’ 외 40여 편의 희곡을 창작 집필했으며, ‘충남연극사’, ‘충남희곡사’, ‘대전연극사’ 와 같은 지역 문학의 역사적 조망에도 심혈을 기울였고 대학교재 및 연극평론집으로 ‘도시 미래의 꿈을 리모델링하라’, ‘무대와 예술’ 등 10여 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그는 또 대전의 역사적 소재만을 갖고 희곡창작으로써 창작 희곡 1집 ‘명학소의 북소리’, 2집 ‘봄,여름,가을,겨울’, 3집 ‘또 하나의 사랑’을 발표했다.

이 중 ‘봄,여름,가을,겨울’로 올해의 작가상을, ‘또 하나의 사랑’으로 한남문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대전 대표 희곡작가이자 연출가, 연극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학강단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 65년 동안 대전을 중심으로 한 현재 자신의 존재적 삶속에 가려진 과거로의 흔적을 더듬는다는 의미로 책의 제목을 오후 6시반의 초상(肖像)이라고 정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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