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백과와 논문, 특허 모두에서 축적된 지식의 양이 많아질수록 소수 저자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현상. 위키백과 불평등 지수는 0.9 이상으로 매우 높으며, 대부분 0.8 이하의 불평등지수를 보이는 논문이나 특허에 비해 매우 높다. KISTI 제공

온라인에선 가짜 뉴스, 여론 조작 같은 공격에 취약점을 보인다. 누구나 의견을 자유로이 표출 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소수의 힘으로 여론을 쉽게 독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경남과학기술대, KAIST 연구진과 함께 인터넷 백과사전, 논문, 특허 등의 진화 양상을 빅데이터 분석으로 집단지성 형성 과정의 규칙성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모든 집단지성에서 지속적으로 소수 기여의 영향력이 커지는 지식의 독점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번 연수 성과는 네이처 인간행동에 지난 18일 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 윤진혁 선임연구원, 경남과기대 교양학부 이상훈 교수, KAIST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복잡성이 높은 데이터에서 규칙성을 찾기 위해 복잡계 방법론을 도입, 대규모 집단지성 분석을 시도했다.

연구팀은 먼저 273개 언어로 쓰여진 863개 위키미디어 프로젝트 각각의 성장을 측정해 변화 양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데이터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음을 발견했으며 신규 기여자의 유입이 점점 줄어드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이러한 현상이 독점의 영향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기여자들 사이의 기여 불평등을 정량화해 불평등 지수의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지식이 축적될수록 지식 생성의 불평등 지수가 높아졌으며 소수의 독점적 영향력이 증가해 기여자의 행동을 대부분 지배하는 ‘독점화 현상’을 발견했다. 이러한 독점 집단은 집단지성 생성 초기에 나타나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독점적 영향력을 미치며 신규 기여자가 이런 독점 계층에 진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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