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청년당원 1000명 서명부 중앙당 제출
한국당 “청년 이용하고 버리는 막장 구태정치” 與 질타
민주당 대전시당 “金 심각한 해당행위, 제명 적절”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윤리심판원으로 제명 처분을 당한 김소연 시의원 구명운동에 나선 청년당원들의 SNS 게시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윤리심판원으로 제명 처분을 당한 김소연 시의원 구명운동에 나선 청년당원들의 SNS 게시물.

더불어민주당 청년당원들이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의 당내 불법행위에 대한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가 ‘당헌·당규 위배’, ‘명예훼손’을 이유로 대전시당 윤리심판원으로 제명 처분을 당한 김소연 시의원(서구6) 구명(救命)에 나섰다.

민주당 일부 청년 권리당원 사이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익신고 김소연 시의원 구명운동 서명’이란 제목으로 지난 17일 대전시당 윤리심판원이 제명을 결정[채계순 시의원(비례)이 ‘부적절한 특별당비 문제 제기와 확인되지 않은 자신의 성희롱 발언 등 잘못된 사실을 공표해 자신과 당의 명예가 훼손당했다’며 지난달 21일 제기한 징계 청원 심의]한 김 의원을 당적 박탈 위기에서 구해내자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은 또 김 의원의 ‘양심고발’ 내용을 정리한 ‘김소연 vs 박범계, 대전 불법선거자금 사태를 한눈에!’라는 SNS 게시물을 만들어 지난달 28일 공직선거법 위반 방조죄 등의 혐의로 박범계 국회의원을 검찰에 고소·고발한 김 의원 구명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제명 처분이 부당하다며 지난 20일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재심을 신청했고, 이에 공감하는 청년당원 1000명의 서명부도 이날 함께 제출됐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 대전시당 청년당원들은 “청년을 이용하고 버리는 막장 구태정치를 그만두라”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당 대전시당은 23일 박철용 청년위원장과 청년위원 일동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민주당 대전시당은 청년이자 여성인 김소연 시의원을 오로지 선거만을 위해 철저히 이용하고, 자당 유력 정치인인 박범계 국회의원(서구을)의 치부를 들춰내자 단칼에 베어버렸다. 아무리 정치가 생물이라 할지라도 너무나 자극적이고 충격적이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막장 드라마와 같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김 의원 사태를 통해 구태정치의 결정판인 공천헌금 수수 의혹과 그동안 꽁꽁 숨겨놨던 저열한 속내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그럼에도 잘못한 사람은 비호하고,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한 사람은 제명한 데 대해 실망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일부 정당에서 청년·여성을 정치권의 쇄신을 어필하기 위한 대상으로 활용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이제야 민주당이 김 의원을 영입한 이유를 알게 됐다. 처음 김 의원의 폭로가 있었을 때 용기 있는 내부고발이 혼탁한 지역정가를 바로잡을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 지방선거의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하루 전날 박 의원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려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 설설 기는 모습을 보여줬고, 민주당 대전시당은 김 의원을 제명해 정의로운 내부고발자를 내쳤다”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민주당을 향해 “말로만 청년을 위한다는 거짓을 집어치우고, 이번 사태를 썩고 곪은 살점들을 제거하고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아 진심으로 청년을 위하는 정치를 해달라. 최악의 경제 상황으로 취업마저 포기한 청년들에게 더 이상의 실망과 수모를 안겨주지 말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당 안팎의 이 같은 공세에 대해 민주당 대전시당은 난감해 하면서 김 의원을 제명한 것은 결코 무리한 처분이 아니란 입장이다.

시당 관계자는 “마치 우리가 내부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김 의원을 내쳐 버린 것처럼 비쳐져 당혹스럽다.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처분은 박 의원의 입김 때문이 아니다.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특히 특별당비 문제의 경우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없이 불법인 것처럼, 공천 대가인 것처럼 공개적으로 발언했고, 특별당비 내역 등 당의 기밀사항을 사실과 다르게 외부에 알린 것은 심각한 해당(害黨)행위로 제명 대상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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