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이 생리는 인간 삶의 많은 분야에 영향을 끼친다는 전제로 출발했지만, 다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으로 나누어진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생리를 문 입구에 발라두면 마녀를 물리치는 방편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화재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만약에 생리하는 여인이 밭에 들어가 이리저리 활보하게 되면, 이 밭의 해충을 막을 수 있게 된다고! 처녀의 생리를 무기에다가 대장질하면 싸움이나 전쟁에서도 승리한다는 것!

그 반대의 경우는, 만약에 생리하는 여인이 와인에 닿으면 와인이 신맛이 나고, 우유를 응고 시키고, 식물의 싹을 만질 경우 시들게 만든다는 등등의 부정적인 방향으로 해석도 했는데 시몬느 드 보브와르를 인용해보면, 월경하는 여자는 농작물을 못 쓰게 만들고, 밭을 황폐하게 하고… 과실을 떨어뜨리고, 꿀 벌을 죽인다. 만약 그녀가 포도주에 손을 대면 초가 되며, 우유는 시어진다…“ (228쪽)가 나오는데, 우리는 이 부분들을 위에 로마의 사학자 가이우스 플리니우스(Gaius Plinius Secundus: 23~79)가 말한 여성생리의 독성과 연관 지을 수 있겠다. 이렇게 보브와르의 저서는 그리스 로마시대부터의 사상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왜냐면 그리스로마에서 출발한 사상들이 바로 근대사상으로 흘러갔고, 이렇게 집결된 이론을 가지고 그녀는 글을 써 나갔기 때문이다.

'제2의 성'에도 나와 있는, 1878년 영국의학회지에는 '월경 중의 여자가 고기를 만지면 그것이 썩는다는 것은 의심 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발표하면서 '햄이 썩는 것을 두 번이나 목격 하였다'라는 보고서가 실렸다. 사실 1878년이면 의식이 중세보다 더 깨인 계몽주의 시대이다. 이런 생리의 독이 오늘날에도 통용이 되는 이론인지는 전문가가 아니니 잘 모르겠다만,

학술 의학지에 이런 내용이 실렸다는 게 개인적으로 놀랍다. 20세기 초에도 제당공장에서는 생리 중인 여자들에게 공장출입을 금지시켰다 한다. 그 이유는 이런 여인들을 통해서 설탕이 검게 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란다. 또 생리중인 여자들이 아편공장에 있으면 아편이 시어진다고 여겼기에, 생리 중인 여성들이 아편공장에서 일 하는 것을 꺼렸다고 한다. (제2의 성 229쪽)

여성생리의 해석의 역사 중에 보브와르를 통해 옛 이집트를 들여다보면, 월경 중의 여자는 갇혀 지내야만 했고, 더 나아가 지붕 위에 올려 놓기도 했다. 마을 밖 오두막에 감금까지도 했다는데, 그 이유는 생리중인 것을 다른 이에게 보여져도 만져서도 안 되기 때문이란다.

더 특이한 점은 월경 중의 여자 스스로도 자신의 몸을 만져서는 안되었기에, 이가 들끓던 시대에는 여자에게 나무막대기를 주어서 몸을 긁도록 했다니!!! 또한 음식을 만져서도 안되고 어떤 땐 음식 만드는 것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와 언니가 그녀에게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허락하기도 했고, 월경을 하는 동안 그녀의 몸에 물건이 닿았다. 그러면 그 물건은 모두 태워야만 했단다. (제2의 성 227쪽) 그리스의 경우 어떤 도시에서는 처녀들이 최초의 월경이 묻은 속옷을 아스테르테 사원에 공물로 바치기도 했다고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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