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용 교수

[59년생 돼지띠 박근용 건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세대 간 이해와 존중으로 포용·화합의 사회 되길"

 

1959년생 황금돼지띠에게 2019년은 의미가 남다르다. 60갑자가 한 바퀴 돌아 다시 태어난 생일이라는 의미를 지닌 환갑인 해인데다 그냥 돼지해도 아닌 황금돼지라는 긍정적인 기운이 듬뿍하기 때문이다.

환갑을 맞은 박근용 건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에게도 2019년 기해년은 특별한 해다. 올해가 황금돼지띠인지도 모르게 지난 해를 바쁘게 보냈지만 환갑인 해라는 정도는 알고 있던 터라 박 교수는 올해를 ‘힐링의 해’로 삼기로 했다.

박 교수는 “한 해 한 해 바쁘게만 살아오다보니 올해가 황금돼지의 해인지도 몰랐다”며 “그래도 인생의 또 한 번의 전환기가 될 수 있는 환갑을 맞는 나이이기 때문에 이전과는 조금 다른 계획을 세워 놨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그는 “병원에 온 지 벌써 20년이 됐는데 이제 좋은 여행을 한 번 떠날 때가 된 것 같다”며 “지난 60년 이라는 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힐링을 할 수 있는 여행을 선택해서 한 일주일을 아내와 단 둘이서만 떠나는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해의 계획을 세우는 또 한 번의 신년, 어느 새 자연스럽게 지난 한 평생을 되돌아보는 나이가 됐다. 박 교수는 “저와 12년 터울로 위에 계신 분들도 계실 테고 아래에 있는 분들도 많을 텐데 59년생인 우리 세대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이뤄내기 위한 슬픈 역사를 다 맞은 세대”라고 술회했다.

그는 “우리 세대가 약간의 노년층으로 접어들었는데 나이가 들면 다 보수, 젊으면 모두 진보라고 이분하는 생각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우리 세대는 상당한 개혁을 원했고 실제로 유신이나 여러 국가적인 상황에 따라 행동을 많이 한 진정한 진보라고 할 수 있다”고 신념을 드러냈다.

격동의 세월을 보내며 지금 이 사회를 일궈놓은 세대로서 자부심도 있지만 노년층과 젊은층 사이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동년배들을 보면 안타깝고 서운하기도 하다. 또 100세 세대지만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가 된 동기들과 사회구조에 대한 토론을 하며 다양한 의견을 나누다보면 59년생 전후를 살아온 이들이 절묘하게 운명의 갈림길에 서있는 듯 한 느낌도 든다고 했다.

박 교수는 “동기들 중 절반은 전문직이고 절반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서 사실 퇴직 문제를 잘 논하진 않는데 노후대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100세 시대인데 정년이 너무 빠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며 “다만 현재 경제상황을 봤을 때 우리 세대가 한 직장에 너무 오래 머물면 우리 자식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빨리 자리를 비켜주는 것도 좋고, 내 아들 딸이 직장을 갖는 게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베이비부머 낀세대의 현실적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들 힘들고 어려운 때인만큼 세대 간 서로 이해하고 화합되길 소망했다.

박 교수는 “옛 어느 신문 칼럼에 우리 세대를 ‘마지막으로 효도하고 처음으로 자식들에게 버림받는 세대’로 표현한 것을 보고 공감한 적이 있다”며 “교육자 입장이지만 아이들에게 인내심을 가르치고 자존감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서로 간에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좀 더 모든 세대가 포용하는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회했다.

개인적으로는 교수의 정년은 좀 남았지만 최종적으로는 개원을 소망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의료기관에서는 다양한 경우가 있는데 보통 대학에 있던 사람들은 개원을 하기 좀 어렵지만 정년까지 한 뒤에도 기회가 되면 후학을 가르치고 싶다. 100세 시대이니 만큼 아직 쉬기에는 젊다고 생각한다”며 “개인 병원을 갖고 싶은 작은 바람을 갖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황금돼지의 해를 맞는 모든 이들에게 풍요와 행운을 바라는 덕담을 전했다.

박 교수는 “풍요를 상징하는 돼지를 나쁘게 표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황금돼지의 해니까 부유한 생활을 하고 우리경제가 조금 더 풍요로웠으면 좋겠고, 또 젊은 사람들이 직장이나 이런 걸로 덜 고민하는 그런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어 “황금은 돈으로만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런 금전적인 풍요로움보다는 조금 모자라는 듯해도 마음의 풍요로움을 갖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송은주 씨

[95년생 돼지띠 송은주 씨] 

“포기말고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 했으면”

 

지난해는 취업난, 경제난 등으로 그 어느 해보다 고단했던 해였던 것은 분명하다. 사상 최초의 낮은 취업률 등의 통계가 하루가 다르게 갱신되는 등 지표상에서도 힘든 해였음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엔 잘될거야’라는 덕담을 주고 받기에 충분히 의미있는 해가 찾아왔다.

2019년은 60년 만에 찾아온 기해년(己亥年), 그것도 ‘황금돼지의 해’다. 집안에 부를 가져다주는 길상(吉相)의 동물인 돼지에 더해 황금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어 기대해 볼만하다.

어느덧 사회생활에 나설 나이에 들어선 취업준비생 송은주(25·여) 씨 또한 올해는 뜻깊다. 사회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송 씨는 풋풋한 대학생에서 이제는 어엿한 성인으로서의 변모(變貌)를 준비 중에 있기 때문이다.

송 씨는 “어느덧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관문인 취업을 준비한 지도 1년이 지났다. 비록 1년이라는 시간이 취업을 준비하기에 긴 시간이라고 볼 수 없을지라도 나름대로 심적인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컸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우울증도 찾아오곤 했다”면서도 “지난해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기였던 점에선 나름 보람이 있는 시간들이었다. 올해는 황금돼지의 해인만큼 많은 복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취직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야무지게 다짐했다.

비록 취업난으로 인해 아직까지 원하는 직장을 찾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든든한 후원은 있다. 정부의 일자리창출을 위한 지원과 함께 대전시의 청년들을 위한 지원 정책이 그것이다. 다행히도 청년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경제적으로나마 뒷받침해주는 조력자인 셈이다.

송 씨는 “모든 취업준비생이 그렇듯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공부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수입은 없지만 교재비, 통신비 등의 고정적인 지출은 많기 때문”이라면서도 “올해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의 ‘대전청년취업희망카드’ 정책 지원을 받아 6개월간 약 30만 원의 지원금을 받으면서 면접비 또는 도서비 등을 구입하는 데 부담이 적었다. 오랜 시간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경제적으로 부족하지 않았고 간단한 서류 작성과 면접 등으로 지원 신청을 하는 데에도 불편함이 없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많은 청년들이 신청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송 씨의 꿈은 국가 간 협력을 주도하는 협력단 분야를 지향한다. 어려운 시절을 딛고 우리는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여전히 개발도상국 등에선 우리의 과거처럼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송 씨는 어려움에 처한 나라들을 위해 우리 교육을 전수하고 봉사를 나가면서 보람을 느끼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아직까지 어릴 때의 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나라를 둘러보다보니 국내에선 느끼지 못했던 많은 깨달음을 얻으며 꿈도 자연스럽게 생겨났다”며 “우리나라보다 더욱 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나라가 부지기수다. 어느 정도 경제 성장을 이뤄낸 우리나라의 노하우를 많은 나라에 전해줘 우리 뿐만 아니라 세계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송 씨는 자신과 같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취업률에 얽매이지 말고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도전하라고 권한다.

송 씨는 “각자에게 좋아하는 게 있고 잘하는 분야가 있다. 저 또한 원하는 직업적 능력과는 별개로 글을 쓰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글을 보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향후 사회생활을 접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느꼈던 추억들과 함께 공유했던 이야기들, 그 나이대에만 할 수 있는 나의 청춘에 대한 책 한 권을 내고 싶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매일매일 계속된다.

취업준비생을 비롯한 20대들이 자신의 현재 삶에 대해 낙담하거나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장 힘든 시기일수록 후에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향후 미래에,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면 지금의 우리가 하는 일이 가장 소중했고 자랑스러웠었던 일로 기억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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