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초등학교 증축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 소식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학생과 교사 등 수백 명이 긴급 대피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안전관리를 했기에 수백 명이 공부하는 곳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고는 3일 오전 충남 천안시 차암동 차암초등학교 교실 증축 현장에서 불길이 치솟으면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9시 32분경 불이 났다는 신고를 접수했고 이후 40분 만인 10시 11분경 불길을 진압했다. 학교에서 공부하던 학생과 교사 910여 명은 후문 등을 통해 인근 아파트 등으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화재는 근로자들이 용접작업을 하던 중 불티가 단열재용 스티로폼으로 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용접 중 불이 났고 끄려했지만 확산속도가 너무 빨라 진화하지 못했다는 근로자들의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더 조사를 해봐야 밝혀지겠지만 공사장에서의 안전불감증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사를 맡은 건설사는 지난해 40여 명의 인명피해를 낸 세종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를 발생하게 했던 곳으로 밝혀졌다. 아직도 과거의 참사를 거울로 삼지 못하고 또 화재를 낸 것이다.

건설공사장에서의 화재는 주로 용접작업으로 인한 불티가 원인인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용접불티는 순간온도가 3700℃로 엄청나게 높고 불티가 사방으로 튀어 공사현장의 먼지나 스티로폼 등 공사자재에 옮겨 화재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원인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 공사현장에서의 용접 시 주의를 제대로 기울이지 않아 또 다시 화재를 낸 것은 건설사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게다가 이런 불안한 공사를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진행했다는 것도 문제다.

충남도교육청은 이번 화재를 계기로 신·증개축 공사가 진행 중인 도내 모든 학교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차암초 증축 교실에 대해 구조 안전진단을 실시할 방침이다. 또한 당초 9일부터 들어갈 예정이던 겨울방학을 4일로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화재가 발생하자 부랴부랴 안전대책에 나서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특히 공사장의 경우 소방시설이 완성돼 있지 않아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기 십상인데도 안전대책을 소홀히 해 화재가 빈발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공사장에서의 화재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설사 책임자들의 의식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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