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중부권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철도망 구축이 지역민은 물론 전국 국민들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소 황당한 소리처럼 들렸지만 점차 관심이 커지고 더불어 개연성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그동안 국가 기간망 건설을 살펴보면 도로와 철도를 비교할 때 단연코 도로 중심으로 추진됐다. 한 가지 특징을 더 꼽으라면 동서방향은 뒷전인 채 늘 남북방향의 간선 개척에 몰두했다. 같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거면 남북방향의 도로를 우선 건설하는 것이 국가사회간접자본 정책의 골격이었다. 그러니 동서방향의 철도는 지금껏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도로의 경우, 고속도로가 남북방향으로 사실상 모든 기간망이 완성됐고, 동서방향 연결공사가 진행형이다. 국도도 남북방향 도로는 사실상 4차로 확장이 거의 마무리 됐고 동서방향 4차로 확장도 한창이다. 그동안 도로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한 덕에 고속도로나 국도 할 것 없이 이제는 불편함 없는 연결망을 갖추게 됐다. 남북을 연결한 후에 동서를 연결하니 완벽한 격자형 도로망이 완성됐다.

남북 방향을 우선 개통한 것은 남북방향의 교통량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서울과 지방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남북도로망은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동서 연결망도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동서간의 도로망이나 철도망이 부진한 것은 그만한 통행량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과 지방이 아니라 지방과 지방을 연결하다보니 인적, 물적 교류와 통행량이 부족한 것은 당연하다.

여기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적, 물적 교류가 없기 때문에 교통망 확충이 부진했다는 논리를 뒤집어 생각해볼 수 있다. 즉, 교통망이 빈약했기 때문에 사람도, 물자도 교류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국가 정책이 수십 년간 진행된 가운데 지방은 소외되고 낙후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투자가 빈곤하고 그 결과 사람과 물자의 교류가 단절되고 더불어 문화가 단절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지방화 시대를 맞아 지방 간 경제 및 문화교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청주에서 영덕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양 지역의 충청과 경북지역의 교류가 대폭 확대됐다. 사회간접자본 확충의 효과를 경험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의 가설은 동서문화를 연결해주는 실크로드 역할을 해줄 것이 분명하다. 충남과 충북, 경북 지자체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 모든 지역민들이 관심과 애정을 갖고 사업 추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기차를 타고 동해에서 서해까지 달려가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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