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칼럼] 사이버 성범죄 처벌 강화해야
[금강칼럼] 사이버 성범죄 처벌 강화해야
  • 금강일보
  • 승인 2019.01.0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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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천 변호사
 

 

 회사 직원을 폭행하고 생마늘을 강제로 먹이며 머리 염색을 시키는 등 각종 엽기행각을 강요한 혐의로 작년 11월 9일 구속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또 다른 혐의는 바로 불법 촬영된 음란물을 대량으로 온라인에 유통시키는 헤비 업로더(heavy uploader)를 비롯한 50여 명의 음란물 유포자를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등 불법영상 유통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들을 감시하는 필터링 업체, 영상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까지 한통속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는 작년 9월경 전 남자친구 최 모 씨로부터 합의하에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해, 당사자의 동의나 인지 없이 배포되는 음란물 영상을 의미하는 ‘리벤지 포르노’라는 단어가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IT산업의 발달로 불법 촬영물 유포 등 사이버 성범죄로 인한 피해 또한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불법 촬영물 유포가 여러 차례 사회적 이슈가 돼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이에 엄정대응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사이버 성범죄는 사이버 상에서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성적인 대화 요구, 성적인 메시지 전달 및 성적인 문제와 관련된 개인의 신상 정보 게시 등의 방식으로 상대방을 괴롭히거나 고통을 주는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이전에는 인터넷상의 음란물 유포는 주로 ‘웹하드 카르텔’을 통한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음란물을 업로드하고 다른 사람이 포인트를 이용하여 음란물을 다운로드할 경우 그 포인트의 일부분을 지급받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회원 가입 절차가 간단한 SNS를 통한 음란물의 유포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져 문제가 되고 있는데, SNS의 경우는 반드시 업로드를 해야만 했던 종전의 웹하드와 같은 방법이 아닌, 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음란물의 유포가 이루어질 수 있어 일반인도 자칫 음란물 유포 혐의로 적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컨대, 음란 게시물을 ‘리트윗’ 하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등의 행위로 음란물이 사용자의 계정에 연결될 경우, 사용자와 연결되어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음란물이 노출되는 것이다. 또한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과 같은 채팅 위주의 SNS에서도 유포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단톡방’ 등을 통해 전송받은 음란물 등을 단순히 전달만 한 경우라도, 그 자체로 반포·임대·전시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음란물 유포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사이버 상의 성범죄 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큰 정신적 충격과 함께 평생 씻기 어려운 마음의 상처를 입지만, 그 행위자를 처벌하기는 그리 쉽지 않으며, 또한 그 처벌 수위 역시 피해자의 고통에 비하면 너무도 낮은 수준인 게 현실이다. 또한, 국민의 법감정으로는 당연히 처벌 대상이지만 관련 법률의 미비로 처벌이 어려운 사이버 성범죄 행위도 적지 않은데, 예를 들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연인 등 제3자에게 스스로 보낸 자신의 영상물을 그 후 그 제3자가 동의없이 유통시키는 경우 등이다.

작년 9월경 ‘서로 합의하고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컴퓨터로 재생한 후 그 화면을 휴대전화로 찍어 다른 사람에게 전송했더라도 성폭력특례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대법원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14조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행위만을 규정한다’며 이미 촬영한 동영상을 재촬영한 경우에는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음란 영상의 피해자는 불법 촬영자나 영상 유포자에 대한 형사 처벌보다 우선적으로 해당 영상물의 삭제를 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를 강제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웹하드사의 불법 영상물 삭제·차단 의무를 규정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으나 아직까지 법안 통과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개정안은 불법 촬영된 영상물에 대해 피해자가 웹하드업체에 신고할 수 있고, 신고를 접수한 웹하드업체는 불법 영상물을 즉시 삭제하고 유통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만일 웹하드업체가 즉시 삭제 및 차단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되어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음란물 유포로 인한 피해는 재유통 등으로 2차 피해를 쉽게 발생시킬 수 있고, 그 유형상 일반적인 성범죄 관련 법률에서 같이 규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바, 각종 사이버 성범죄 행위를 하나의 법률로 규율하고 피해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에 대해 사회적 관심과 진지한 논의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사이버 성범죄는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그 영혼마저 파괴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로, 이를 발본색원하기 위한 지속적인 단속과 엄중한 형사 처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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