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연(慧連) 손정애

 
손정애 시인

 

호미곶

혜연(慧連) 손정애

이유 없는 그리움이
바다에 내려앉았다
세상 인연의 줄에 맺힌 서러움이
녹록히 쓸려 내려지고
다섯 손가락 마디마디엔
그리움의 새들이
긴 호흡을 내뱉는다

희뿌연 해무가 요동을 칠 때면
둥근 기억을 하나씩 하나씩 뿜어내고
버려두었던 시간 속에 갇힌 갈매기는
고독한 외줄을 타고 있다

다섯 손끝에서 품어져 나오는
피그말리온이 열정이 되어
바다를 호령하고 있다

등대를 따라 들어온 햇살은
시큼한 바다 냄새로
나를 흔들어 깨운 뒤
사랑을 노래하라 한다

-아람문학 신인문학상(시 부문)
-선진문학작가협회 제3대 이사장
-이첨·손곡 학술연구사업회 사무국장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