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전야제 충청권 800여 명 참가
파업 시 점포 80% 운영 불가 할 듯
각 영업점에 파업 가능성 안내

KB국민은행 노조가 8일(화) 하루동안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7일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한 영업점 입구에 파업안내문 및 사과문이 내걸려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파업 당일 온라인 및 모바일뱅킹은 정상운영된다고 밝혔다. 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8일로 예고된 KB국민은행 총파업이 실제 단행되면 충청권에선 80%에 가까운 영업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총파업 전야제에 참여하는 충청권 조합원 규모는 800여 명에 달한다.

국민은행 둔산갤러리아지점은 영업점으로 통하는 입구에 8일 은행 방문을 자제할 것을 부탁하는 대고객 안내문을 부착했다. 예고된 파업에 따른 영업점 폐쇄로 고객 불편이 야기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파업이 확실시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만 파업 관련 내용을 안내한 상황이다. 파업이 확정되면 고객뿐 아니라 홈페이지, SNS 등에 전방위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사는 총파업 하루를 앞두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상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국민은행·주택은행 합병 이후 19년만에 총파업이 벌어진다. 주요 쟁점은 성과급 지급 규모,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직급별 호봉 상한제) 제도 등이다. 사측은 부점장급과 팀장·팀원급의 진입 시기를 만 56세로 맞출 것을 제시하며 각 1년, 0.5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똑같이 1년 연장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성과급 부분에 대한 이견도 크다. 노조는 기본금 300%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주장하고 있고, 사측은 당초 ROE(자기자본이익률)의 10%를 제시했으나 200%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제안한 상태다.

노조는 7일 밤부터 파업 전야제에 돌입한다. 8일 경고성 총파업을 한 뒤에도 노사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이달 31일과 내달 1일 이틀에 걸쳐 2차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2월과 3월 말에도 추가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고객 불편은 불가피하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7일 저녁으로 예정된 전야제를 위해 버스 대절을 이미 마친 상태고 대전, 충남, 충북에선 800여 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파업이 실제로 단행되면 영업점 80% 이상이 운영 불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파업이 결행될 경우 지역마다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안내할 계획이다. 또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현금인출기 등의 비대면 서비스는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연초 최저임금 논란과 경제 한파 등으로 안 그래도 냉랭한 여론은 대표적인 고임금 업종인 은행권에서 더 많은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겠다는 노조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9100만 원에 달하는 국민은행 직원 연봉이 적지 않고 협상 내용 전체가 금전적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어 노조의 파업 명분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노조는 ‘돈 문제가 아닌 상호 신뢰 문제’라며 매해 회사가 최대 실적을 갱신하는 등 지속 성장을 하고 있어 직원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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