벧엘의집과 거룩한 동행을 하고 있는 빈들공동체 추수감사절 축제마당에서 보석 같은 남자들이 감사절 축제의 여는 마당 풍물공연을 했다. 지난 2012년 극단 우금치의 지도로 마당극단 보석 같은 남자들이 창단되고 이듬해 11월 자신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벌에 의인화해 꾸며진 '호박꽃'이란 마당극을 세상에 선보였다. 이렇게 보석 같은 남자들이 보석이 되기 위해 담금질 해 온 지도 올해로 7년차가 된다.

매년 어김없이 보석 같은 남자들은 매주 월요일 우금치 이상호 선생님의 지도 아래 꾸준한 연습을 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지만 올해 공연을 하게 되면 7차 공연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보석 같은 남자들이 지난 해 빈들공동체 추수감사절 축제에서 여는 마당 풍물공연을 한 것이다. 아직 북 장단이나 장구 장단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예전과 확연하게 달라진 것은 이제 장단에 맞춰 자신의 흥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옷에 비유하자면 비록 화려하고 폼 나는 옷맵시는 아니지만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자신의 감정을 장단에 맞춰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첫 공연을 올리는 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호박꽃은 극이 아니라 보석 같은 남자들의 과거 삶의 이력입니다. 자신들의 삶을 무대에서 관객에게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돌덩이처럼 현재를 짓누르고 있는 과거를 털어내고 희망으로 미래를 가꾸어 가자는 것이지요. 또한 비록 가진 것은 없어도 우리도 똑같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들도 꿈이 있고, 그 꿈이 허황되고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꿈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 노숙은 단지 사회현상일 뿐입니다. 노숙인이기 때문에 무책임하고, 게으르고, 알코올중독자가 아니라 노숙인 중에 그런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사람 자체가 노숙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난한 것이 무슨 죄라도 되는 것일까요? 그저 가난한 것뿐이지, 사람자체가 가난한 것은 아닙니다. 노숙인이라고 해서 뭔가 부족한 사람도 아닙니다. 모두 똑같은 인격을 가진 사람입니다. 마찬가지로 노숙인에게도 보통사람이 꾸는 꿈도 있습니다. 이 호박꽃이 바로 그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비록 볼품 없지만 호박꽃도 엄연히 꽃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꽃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꽃밭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는 것이 바로 호박꽃이 꿈꾸는 세상입니다.…”라고 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7년차를 맞이한다. 그동안 보석 같은 남자들은 풍물장단에 깨지고 부서져 이제 자신들의 회한과 분노, 나태와 게으름, 소심함과 자포자기 같은 인생의 엇박자를 꽹과리 소리에, 북 장구 장단에 맞춰 승화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지만 내게는 빈들공동체 추수감사절 축제의 여는 마당은 굼벵이가 우화하여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나비가 된 것처럼 보석 같은 남자들이 진정한 보석으로 태어나는 순간처럼 보였다.

다른 이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돌일지는 몰라도 분명 내 눈에는 보석 같은 남자들은 아름다운 보석이었다. 놀 줄 알고, 자기를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이다. 그리고 공감하고 희망을 노래할 줄 알게 된 것이다. 그동안 얼마나 자신을 감추어 왔던가? 자기를 표현할 줄 몰라 얼마나 왜곡되게 표현했던가? 이제 꽹과리 소리에, 북 장구 장단에 자신의 심정을 희망을 표현하자. 이렇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할 때 비로소 새로운 길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보석 같은 남자들이여! 아니 보석이 된 남자들이여! 기해년 황금 돼지해에는 꽹과리 소리에, 북 장구 장단에 우리의 아픈 과거를 날려 버리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희망을 향해 힘찬 전진을 시작하자.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당신들은 벧엘의 보석이니까... 샬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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